기고

견고한 캐쉬 플로우를 구축하는 인컴 투자

bondstone 2022. 9. 23. 17:20

[Wealth Management] 견고한 캐쉬 플로우를 구축하는 인컴 투자
신동준 KB증권 WM솔루션총괄본부장/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경제학박사

2022년 개인투자자의 채권투자가 급증한 배경 세 가지
2007년 이후 13년 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의 상단을 3,300포인트대로 한 단계 끌어 올린 것은 이른 바 ‘동학개미’로 불렸던 개인투자자들이었다. 2020~21년이 개인들의 주식투자가 크게 증가한 시기였다면, 2022년은 개인들의 채권투자 저변이 폭발적으로 확대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지난 10년 (2012~2021년) 동안 월 평균 2,600억원에 불과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장외채권 순매수 규모는 2022년 이후 8월까지 월 평균 1조 4,400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개인들의 순매수는 4월 1조원을 돌파했고, 7월부터는 3조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2022년 8월 개인들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역대 최대인 3조 3,400억원으로 지난 10년 동안의 월 평균 대비 무려 12.9배에 달한다. 작년까지 월 최고 순매수 기록이 2004년 9월 1.7조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인 채권투자 증가세다.

미국과 독일의 국채 10년 금리는 2022년 9월 23일 현재 3.68%, 2.02%로 2022년 들어 각각 2.17%p, 2.20%p 급등했다. 우리나라의 국고채 3년과 10년 금리도 같은 기간 4.20%, 4.13%까지 올라 각각 2.41%p, 1.87%p 급등했다. 전세계 종합채권지수 (USD 기준)와 국내 종합채권지수 역시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9.3%, -7.6%로 손실이 발생했다. 그 여파로 국내 채권형과 채권혼합형 펀드의 잔고는 4.3조원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의 타격이 컸다. 연준 등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긴축 기조와 에너지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2022년 내내 채권금리가 상승 (채권가격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투자 급증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채권투자 수요가 급증한 배경은 세 가지다. 첫째, 고금리 채권에 대한 만기 보유 수요다. 기관투자자들과 달리 개인들은 평가손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1.0~1.5%p 이상 높은 만기가 짧은 A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와 여신전문금융채 (카드/캐피탈채)를 매수하여 만기까지 보유하려는 수요가 집중되었다. 9월 23일 기준 2년 만기 AA-등급 회사채와 여전채 금리는 각각 5.14%, 5.50%로 5%를 훌쩍 넘어섰다. AAA등급인 시중은행이 발행한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도 4.22%에 달한다.

둘째, 자본차익을 노린 수요다. 연준과 한국은행 등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경기침체와 함께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고 장기금리는 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어 있다. 현재 금리파생상품 시장에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2023년 2분기 중에는 일단락되고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개인의 채권투자에 대한 자본차익은 과세를 하지 않는다. 만약 국채 30년물을 매수하여 금리가 0.5%p 하락한다면 투자수익률은 약 10%에 달한다. 생명보험사의 예정이율, 즉 장기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적용하는 이자율도 2%대 중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9월 23일 현재 3.94%인 국채 20년물의 금리 수준은 만기 보유 측면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셋째, 절세 수요다. 채권투자의 과세는 쿠폰 (표면금리)에 부과된다. 채권금리가 최저점 부근이었던 2019~2020년 상반기에 발행된,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들은 절세를 위한 거액자산가들의 수요가 크다. 예를 들어 2019년 9월에 발행된 20년 만기 국고채의 경우 9월 23일 현재 만기수익률은 3.99%이지만 표면금리가 1.125%에 불과하기 때문에 은행의 예금금리와 비교한 예금환산수익률은 5.49%나 된다. 표면금리가 1.00%로 낮은 복리 국채인 국민주택1종 채권 (5년 만기)도 절세용 채권으로 인기가 높다.

견고한 캐쉬 플로우를 구축하는 인컴 투자
올해는 물론 2023년 경제전망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에 대한 경계감이 유지되는 2023년 1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단기금리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에 연동되며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장기금리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시차를 두고 경기침체 우려로 나타나면서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은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첫째, 미중 갈등에 따른 경제 블럭화와 공급망 차질이 비용을 높이고 있고 둘째, 전염병과 임금상승, 복지확대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도 이동제한과 맞물리며 물가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셋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전환은 원자재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경제제재는 쉽게 철회되기 어렵다. 이러한 구조적인 인플레이션의 상향 요인들과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진 명목성장률, 양적긴축 (QT) 등을 감안할 때, 채권금리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하락 폭이 제한되면서 상당기간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다.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이 대폭 높아진 만큼 부동산 대출 등의 위험관리에 주의해야 할 때다.

주식시장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보다 큰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투자의 총수익은 자본차익과 배당으로 구성된다. 박스권의 횡보장에서 주식의 자본차익은 0에 수렴한다. 그럴수록 배당수익률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미국의 대표지수인 S&P500에 투자했다면, 총수익에서 인컴인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52%에 달한다. 인컴은 총수익의 주된 원천이며, 재투자를 가정했을 때 복리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박스권의 하단에서 ‘성장하는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매수하여 보유’하는 전략도 유효하다. 금리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이제 ‘성장’기업의 조건에는 성장잠재력과 함께 우수한 재무건정성도 따져봐야 한다. 부채비율이 낮고, 영업현금흐름이 양호하며, 운전자본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확고한 비즈니스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이자와 배당 등 견고한 현금흐름 (Cash Flow)를 확보할 수 있는 인컴 (Income) 투자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까지는 저금리 환경에서 추세적인 주가상승을 누리며 자산을 쌓아나가는 시기였다면, 지금부터는 주가가 횡보하는 고금리 환경에서 일드 (Yield)를 쌓아나가는 투자가 각광받을 것이다. 채권 중에서도 이미 월지급 채권은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채권에 투자할 때는 만기까지 원리금 상환이 가능할 것인지 신용도를 따져보는 것은 필수다.

인컴 투자의 장점은 첫째, 정기적인 인컴은 공포 구간에서 성급한 매도나, 상승장에서 무분별한 추격 매수를 지양하도록 심리적이고 재무적인 완충 역할을 해준다. 현금이 필요할 때 투자원금을 팔지 않고도 인컴 수익으로 생활비 등에 사용할 수 있고,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는 분할 매수 자금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둘째, 인컴 투자는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분산 효과가 있다. 채권, 배당주, 리츠/인프라, 월지급식 ELS 등은 전통적으로 성장주와 낮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셋째, 우량한 퀄리티를 가진 자산과 기업에 투자하게 된다. 채권은 만기까지 고정된 이자를 지급받기 위해 발행자의 신용도가 중요하다. 배당을 지속적으로 지급하고 배당성장이 꾸준하게 일어나는 기업은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한 퀄리티 기업이기 때문이다.

2022년은 고금리 채권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채권투자 저변이 폭발적으로 확대된 해였다. 2023년은 매월 또는 매분기 예금보다 높은 안정적인 이자와 배당 등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인컴 투자가 각광받기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다.

[그림] 투자유형 지도: 나는 어떤 유형의 인컴투자 형?  
자료: KB증권

(동 의견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 (KB증권)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202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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