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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붕괴로 가는 12단계"

bondstone 2008. 2. 25. 14:13

"미국 경제 붕괴로 가는 12단계" - 누리엘 루비니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자서전 '격동의 시대'(The Age of Turbulence)에서 "미국 경제는 큰 거품이 아닌 국지적인 작은 거품들이 발생한 상황에 직면했었지만 이들 거품은 전반적인 경제 체질을 해칠 정도로 악화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시장 침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는 경제 침체 우려를 고조시킬 정도로 위험한 지경까지 확산됐다. 세계는 모두 경기 침체에 떨고 있다.

 

이런 때 시장 참가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최악의 전망'이라며 파이낸셜타임스(FT)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의 최근 경제전망을 19일(현지시간) 소개했다.

 

그는 경제전망에서 '경제 침체로 가는 12단계'를 제시하며 "심각한 경기 침체는 금융 손실을 키우고 그렇게 커진 금융 손실은 다시 경기 침체를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FT는 "루비니 교수는 2006년 7월 처음 경제 침체를 예견했다"며 "당시 그의 예상은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섬뜩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루비니 교수가 제시한, 미국 경제의 붕괴를 부를 금융 재앙을 초래할 12단계다.

 

1. 루비니 교수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주택 침체를 '출발점'으로 잡았다. 그는 주택 가격이 고점 대비 20~30% 하락, 가구 소득 4~6조 달러가 증발해 약 1000만 가구가 담보물(주택)의 가치 하락 탓에 채무자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들은 결국 더 못사는 동네로 이사가고 파산하는 주택업체들도 덩달아 급증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2. 월가는 현재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손실을 2500~300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추정치는 4000억 달러 정도다. 루비니 교수는 서브프라임 손실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2005~2007년 시장에 공급된 모기지 가운데 60%가 무모하거나 부적절하다"며 "주택 가격이 20% 이상 떨어지면 손실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은행들의 신용도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3.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 등의 무보증 민간 부채로 인한 대규모 손실이 다음 단계로 제시됐다. 모기지에서 시작된 신용경색은 민간 부문 등 신용시장 전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4. 다음 희생양은 채권보증업체들의 등급 하향. 루비니 교수는 "AAA 등급이 어울리지 않는 채권보증업체들의 등급이 하향될 것이고, 이로 인해 1500억 달러 상당의 자산담보부증권(ABS)이 추가로 상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5·6. 곧이어 상업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고 대형 지역 은행이나 국영 은행이 파산할 것으로 루비니 교수는 예상했다.

 

7. 그는 또 무모한 차입매수(LBO)로 인한 손실이 부각돼 수천억 달러의 LBO 자금이 금융기관을 압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8. 다음은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이다. 루비니 교수는 "평균적으로 볼 때 미국 기업들의 재정 상태는 견조하지만 수익성이 낮고 부채가 많은 기업들도 꽤 많다"며 그 결과 이들 채권의 신용부도스왑(CDS) 손실이 커져 2500억 달러 정도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9. '그림자 금융' 시스템의 붕괴. 그는 "헤지펀드, 구조화투자회사(SIVs)를 시장이 다루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이라며 "이들은 중앙은행에서 직접 돈을 조달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10·11. 그는 "헤지펀드, 마진콜 등이 계속 실패하면 증시는 폭락장을 연출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금융 시장에서 유동성이 사라져 은행간 또는 자금 시장에서 지불능력에 관한 우려가 고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실, 자본 삭감, 신용 위축, 그로 인한 자산 청산과 자산의 헐값 맥각' 등의 악순환이 마지막 단계가 될 것으로 루비니 교수는 예상했다.

 

2008.2.20  money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