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상황이 나빠질수록 커지는 금리인하 기대

bondstone 2008. 10. 23. 15:37

상황이 나빠질수록 커지는 금리인하 기대

 

 

 

10월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5.0%로 0.25%p 인하했다. 금리인상을 결정한 지 두 달 만의 일이었으며, 미국, 유럽, 영국 등 주요 7개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함께 정책금리 인하에 나선 다음날이었다. 당시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상을 결정했던 8월과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최근 상황은 통상적인 경기하강보다 심각하다, 내년 상반기까지 좋은 징조가 보이지 않는다”며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환율이 더 불안해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금리와 환율은 연관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더 급하다는 의도였다.

 

그로부터 약 2주가 지난 10월22일까지 금리변화가 흥미롭다. 기준금리가 0.25%p 인하되면서, 국고채3년 금리는 0.82%p가 폭락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CD금리(91일)는 0.20%p가 상승했으며, 기업어음(CP,91일) 금리는 무려 0.50%p가 폭등했다. 은행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은행채1년 금리도 0.16%p 올랐고, 회사채 금리도 따라 오르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은행들은 최근 수년간 경쟁적으로 대출경쟁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전세계적인 주가상승으로 자금은 예금을 떠나 펀드로 옮겨갔고, 은행들은 은행채와 CD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했다. 대출만기는 주택담보대출 등 비교적 장기였던 데 반해 은행채나 CD 만기는 짧다.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나 CD가 차환발행이 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자산가격이 급락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고, 시중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차환발행이 어려워졌다. 은행들은 금리를 높여 고금리예금으로 자금을 유치했고, 시장금리들은 따라 오르는 악순환에 빠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정기예금금리가 계속 인상되는 이유다. 국가가 보장하는 국고채 금리만 크게 하락할 뿐, 은행채와 CD, 회사채와 CP 등 돈을 떼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쪽으로는 자금이 돌지 않는 “유동성 경색”이 나타났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자금이 돌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가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더 인하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고 있으며, 상황악화시 은행채 등을 직접 매수하거나 최악의 경우 예금보장한도를 확대할 계획까지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를 0.25%p 낮출 때는 효과가 크지 않았지만, 큰 폭으로 여러 번 낮출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은행채 등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채권금리는 당분간 계속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은행 정기예금금리 인상도 머지않아 멈출 가능성이 높다. 포트폴리오 중에서 일부를 확정금리상품으로 가져간다면, 현 시점이 가장 적합한 때라고 본다. 한껏 금리가 높아진, 만기가 짧은 AAA등급 은행채와 우량등급 회사채도 훌륭한 투자 대안이다.

 

2008.10.23

You First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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