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준금리 인하보다 반가운 신용스프레드 축소

bondstone 2008. 12. 15. 07:37

 

[신동준의 채권이야기] 금리인하ㆍ신용 스프레드 축소 겹호재

 

금리 인하 폭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0.5%포인트, 많아야 0.7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는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무려 1.0%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다. 그동안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한은 총재는 이도 모자란 듯 “3%대 기준금리가 아직 유동성 함정에 빠진 정도는 아니다”며 추가 금리 인하마저 시사했다.

 

더불어 통화 신용의 심각한 수축기에만 활용해야 한다는 발권력을 통한 지원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향후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기준금리 인하 당일 국고채 3년 금리는 0.2%포인트 하락했다. 금리 하락 폭이 작아 보이지만 12월 이후 이미 0.66%포인트나 급락하며 금리 인하를 선반영해 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국고채 3년 금리는 금통위 직후 이틀간 0.26%포인트 하락하면서 3.95%까지 떨어졌다. 2005년 7월 이후 3년5개월여 만에 3%대 진입이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보다 더 눈에 띈 것은 신용 스프레드의 축소다. 은행채와 공사채, 회사채의 금리가 국고채 금리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국고채 3년 금리는 지난주 0.21%포인트가 떨어지는 데 그쳤지만, 은행채(AAA등급) 3년 금리는 무려 1.07%포인트가 급락했다. 12월 5일 사상 최대인 3.44%포인트까지 확대됐던 3년 은행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 스프레드는 전주말 2.58%포인트까지 빠르게 좁혀졌다. 회사채(‘AA-’ 등급) 3년 금리도 0.53%포인트 하락했다. 개인들의 주택 담보대출금리와 밀접한 CD금리도 0.7%포인트가 급락했다. 기준금리 인하보다 오히려 더 반갑다.

 

이처럼 신용 스프레드가 빠르게 축소된 원인은 펀더멘털보다 수급에 있다. 연말 BIS 비율 및 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한 은행 후순위채와 금융지주의 회사채 발행이 마무리 국면이다. 따라서 자본 확충에 따른 신규 자금 유입으로 일시적으로 은행의 유동성이 개선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채권을 사지 않고 미뤄왔던 보험사들도 채권 매수에 나서고 있다. 매년 1월은 자금 유입의 증가로 보험사의 채권 매수가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하다.

 

1월 중 10.7조원의 은행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상환자금이 거의 마련돼 있기 때문에 대규모 은행채 만기를 통해 현금이 풀리면서 기관들의 일시적인 채권매수 여력을 키울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신용 스프레드의 축소가 추세적인 것인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은행과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경기 침체로 시간이 흐를수록 나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용 스프레드를 결정하는 요인 중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에 의한 부분만큼은 적어도 더 좁혀질 수 있다. 스프레드 축소는 수익 기회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온 은행 등 채권 매수기관의 연말 일시적인 자금 흐름 개선이, 한국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의지가 합쳐지며 금융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

 

2008.12.15

헤럴드경제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12/15/200812150554.asp

 

 

아래는 원문...

 

기준금리 인하보다 반가운 신용스프레드 축소

(2008.12.15)

 

금리인하 폭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0.5%포인트, 많아야 0.7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상했었지만 금통위는 뜻밖의 1.0%p 인하를 단행했다. 그동안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한은총재는 3%대 기준금리가 아직 유동성함정에 빠진 정도는 아니라면서 추가 금리인하마저 시사했다. 더불어 통화신용의 심각한 수축기에만 활용해야 한다는 발권력을 통한 지원에 대해서도, 아직은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그 경계선에 있으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피력하였다. 상황에 따라서는 향후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기준금리를 1.0%p 인하한 당일 국고채3년 금리는 0.2%p 하락했다. 금리하락폭이 작아보이지만 12월 이후 이미 0.66%p나 급락하며 금리인하를 선반영해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국고채3년 금리는 금통위 직후 이틀간 0.26%p 하락하면서 3.95%까지 떨어졌다. 2005년 7월 이후 3년5개월 여만에 다시 3%대로 진입했다.

 

기준금리 인하보다 더 눈에 띈 것은 신용스프레드의 축소였다. 은행채와 공사채, 회사채의 금리가 국고채 금리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국고채3년 금리는 지난주 0.21%p가 떨어지는 데 그쳤지만, 은행채(AAA등급) 3년 금리는 무려 1.07%p 가 급락했다. 12월5일 사상최대인 3.44%p까지 확대되었던 3년 은행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 스프레드는 전주말 2.58%p까지 빠르게 좁혀졌다. 회사채(AA-등급) 3년 금리도 0.53%p 하락했다. 개인들의 주택담보대출금리와 밀접한 CD금리도 0.7%p가 급락했다. 기준금리 인하보다 오히려 더 반갑다.

 

신용스프레드가 빠르게 축소된 원인은 펀더멘털보다 수급에 있다.

 

연말 BIS비율 및 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한 은행 후순위채와 금융지주의 회사채 발행이 마무리되고 있다. 따라서 자본확충에 따른 신규자금 유입으로 일시적으로 은행의 유동성이 개선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채권을 사지 않고 미뤄왔던 보험사들이 채권매수에 나서고 있다. 매년 1월은 자금유입의 증가로 보험사의 채권매수가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하다.

 

1월중 10.7조원의 은행채 만기가 예정되어 있다. 상환자금이 거의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대규모 은행채 만기를 통해 현금이 풀리면서 기관들의 일시적인 채권매수 여력을 키울 수 있다.

 

아직까지 신용스프레드의 축소가 추세적인 것인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은행과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경기침체로 시간이 흐를수록 나빠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용스프레드를 결정하는 요인 중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에 의한 부분 만큼은 적어도 더 좁혀질 수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온 은행 등 채권매수기관의 연말 일시적인 자금흐름 개선이, 한국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등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의지가 합쳐지며 금융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