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스권에 갇힌 채권금리

bondstone 2009. 5. 14. 15:12

[신동준의 채권이야기]금리 박스권…펀더멘털과 동반 상승탈듯

 

채권금리가 박스권에 갇혀있다. 종합주가지수는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바닥 탈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3월초 992포인트에서 1420포인트까지 급상승했다. 원달러환율도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와 안전자산 선호 약화로 3월초 1,597원에서 1,250원대 아래로까지 급락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고채3년 금리는 1월말 이후 3개월이 넘도록 3.50~4.00%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국채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휘둘리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은 4월 초 15영업일 동안 연속으로 42,802계약의 국채선물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당시 3.88%에서 머물던 국고채3년 금리는 단숨에 3.50%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20일 이동평균선이 붕괴된 5월7일부터는 급격한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들은 5영업일 동안 31,908계약을 집중적으로 매도했고, 국고채3년 금리는 3.50%에서 다시 금주초 3.93%까지 수직상승했다.

4월에는 이들의 매매행태를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외국인의 국채와 통안채 투자시 법인, 소득세의 원천징수 면제와 양도차익 비과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우리나라 채권시장이  글로버 국채지수(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외국인들은 한국채권을 선취매한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20일 이동평균선이 깨지자마자 대량매도에 나섰다는 점이나, 국채선물시장에서는 대규모로 선물을 사면서 지수편입시 상대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5년 이상 장기국채를 꾸준히 매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국채지수 편입에 따른 선취매라기 보다는 단순히 기술적매매를 추종하는 헷지펀드가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지난 5영업일 동안 국고채3년 금리는 0.05%포인트가 상승했다. 반면 통안채1년 금리는 0.06%포인트가 하락했고, 국고채10년 금리는 0.15%포인트가 상승했다. 장기물의 금리상승폭이 훨씬 컸다. 반면 고금리채권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회사채 금리는 크게 하락했다. 특히 BBB등급 회사채의 금리하락폭이 컸다. AA-등급 회사채3년 금리는 0.15%포인트가 하락했지만, BBB+등급 회사채 금리는 0.20%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경기회복과 안전자산 선호 약화로 금융시장 상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3개월째 인하했다. 사실상 금리인하 기조는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펀더멘털과 통화정책 측면에서 볼 때 채권금리의 상승요인이 우세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경기회복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과 더블딥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은행의 정기예금 대비 채권투자의 매력도가 지금처럼 높았던 때는 별로 없었다. 1년 만기 은행의 정기예금이 3.0% 수준이지만 은행채 1.5년 금리가 3%대 중반이다. 1.5년 은행채를 사서 1년 후 만기가 6개월이 남았을 때 팔면, 은행채 금리가 다소 오르더라도 은행의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전통적인 기관투자자들만이 아닌 폭넓은 채권 신규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와 신용스프레드가 벌어져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도 넓다. 중장기적으로는 채권금리가 펀더멘털과 통화정책을 따라 상승하겠지만, 당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상대적으로 높아진 채권투자의 매력도가 채권금리의 상승을 막고 있다.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

 

2009.5.15

헤럴드경제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9/05/15/200905150432.asp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9/05/15/200905150351.asp

 

 

아래는 원문

 

박스에 갇힌 채권금리

(2009.5.15)

 

채권금리가 박스권에 갇혀있다. 종합주가지수는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바닥 탈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3월초 992포인트에서 1420포인트까지 급상승했다. 원달러환율도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와 안전자산 선호 약화로 3월초 1,597원에서 1,250원대 아래로까지 급락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고채3년 금리는 1월말 이후 3개월이 넘도록 3.50~4.00%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국채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휘둘리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은 4월 초 15영업일 동안 연속으로 42,802계약의 국채선물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당시 3.88%에서 머물던 국고채3년 금리는 단숨에 3.50%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20일 이동평균선이 붕괴된 5월7일부터는 급격한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들은 5영업일 동안 31,908계약을 집중적으로 매도했고, 국고채3년 금리는 3.50%에서 다시 금주초 3.93%까지 수직상승했다.

 

4월에는 이들의 매매행태를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외국인의 국채와 통안채 투자시 법인, 소득세의 원천징수 면제와 양도차익 비과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우리나라 채권시장이 글로벌 국채지수(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외국인들은 한국채권을 선취매한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20일 이동평균선이 깨지자마자 대량매도에 나섰다는 점이나, 국채선물시장에서는 대규모로 선물을 사면서 지수편입시 상대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5년 이상 장기국채를 꾸준히 매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국채지수 편입에 따른 선취매라기 보다는 단순히 기술적매매를 추종하는 헷지펀드가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지난 5영업일 동안 국고채3년 금리는 0.05%포인트가 상승했다. 반면 통안채1년 금리는 0.06%포인트가 하락했고, 국고채10년 금리는 0.15%포인트가 상승했다. 장기물의 금리상승폭이 훨씬 컸다. 반면 고금리채권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회사채 금리는 크게 하락했다. 특히 BBB등급 회사채의 금리하락폭이 컸다. AA-등급 회사채3년 금리는 0.15%포인트가 하락했지만, BBB+등급 회사채 금리는 0.20%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경기회복과 안전자산 선호 약화로 금융시장 상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3개월째 인하했다. 사실상 금리인하 기조는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펀더멘털과 통화정책 측면에서 볼 때 채권금리의 상승요인이 우세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경기회복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과 더블딥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은행의 정기예금 대비 채권투자의 매력도가 지금처럼 높았던 때는 별로 없었다. 1년 만기 은행의 정기예금이 3.0% 수준이지만 은행채 1.5년 금리가 3%대 중반이다. 1.5년 은행채를 사서 1년 후 만기가 6개월이 남았을 때 팔면, 은행채 금리가 다소 오르더라도 은행의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전통적인 기관투자자들만이 아닌 폭넓은 채권 신규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와 신용 스프레드가 벌어져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도 넓다. 중장기적으로는 채권금리가 펀더멘털과 통화정책을 따라 상승하겠지만, 당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상대적으로 높아진 채권투자의 매력도가 채권금리의 상승을 막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