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출구전략(exit strategy)은 이미 시작되었다

bondstone 2009. 7. 22. 15:06

[베스트 애널리스트의투자 수첩] 출구전략 이미 시작 4분기 속도 빨라질듯

국내외 경기의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경제지표는 3분기에는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금융위기의 근원이자 상대적으로 개선 조짐이 미약했던 미국의 주택시장과 소비, 고용지표들의 의미 있는 바닥 확인 시점이 임박했다.

 

이제 큰 틀에서 정부가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염두에 둘 시점이 됐다. 좁은 의미에서 출구전략을 긴축 혹은 금리 인상으로 정의한다면 연내 시행 가능성은 적지만, 재정·통화정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장을 정상화해 나가는 것으로 폭넓게 정의한다면 출구전략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일단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금리 인상보다는 건전성이 확보된 부문부터 시중 자금을 정상화해 나가고 있다. 이미 공급했던 외화유동성은 68%가 회수되었으며 초단기 자금시장은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

 

여기서 금리 인상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사실보다는 출구전략이 이미 시작됐으며 4분기를 전후해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채권금리는 올 4분기를 전후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올 연말 국고채 3년 금리는 4.7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동성 공급에 의한 금융시장 안정으로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고 있다. 여기엔 미약하지만 버블성 자산가격 상승이 포함돼 있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적절한 출구전략을 통해 자산가격에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속도는 다소 느리겠지만 건전한 경기 회복이 진행되도록 시중 유동자금과 기대 인플레이션, 투기적 수요들을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 개선 속도가 미국보다 빠르고, 대규모 경상흑자와 더불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경계가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미국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2008 조선일보·에프앤가이드 채권업종 베스트애널리스트
현대증권 신동준 채권분석팀장

 

2009.7.23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7/22/2009072201613.html

 

아래는 원문

 

출구전략(exit strategy)은 이미 시작되었다

(2009.7.23)

 

국내외 경기의 개선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경제지표는 3/4분기에는 기대치에 다소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근원이자 상대적으로 개선 조짐이 미약했던 미국의 주택시장과 소비, 고용지표들은 의미있는 바닥확인 시점이 임박했다.

 

미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이 80년대 이후 최저수준에 진입했고, 주택구입시 지불이자가 1/4분기부터 임대료를 하회하기 시작했다. 주택재고도 긍정적인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불안과 소득감소로 당장은 움직임이 미약하지만, 반등의 여건이 마련된 만큼 1~2분기가 지난 4/4분기를 전후해서는 바닥탈출이 본격화될 것이다. 주택경기는 신규고용에 선행하며, 신규고용과 소비는 동행한다. 미국의 소비는 아시아국가들의 수출경기의 바닥확인을 알린다. 선순환 고리로의 진입을 앞에 두고 있다.

 

좁은 의미에서 출구전략을 긴축 혹은 금리인상으로 정의한다면 연내 시행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출구전략을 ‘재정 및 통화정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풀린 유동성들을 언제, 어디서부터, 어떤 방법으로, 또한 어떻게 시장을 달래가면서 시장친화적으로 정상화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폭넓게 정의한다면 광의의 출구전략은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은행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금리인상보다는 건전성이 확보된 부문부터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공급했던 유동성을 정상화해나가고 있다. 이미 공급했던 외화유동성은 68%가 회수되었으며 초단기 자금시장은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 부동산시장의 대출기준 강화와 세원확보를 위한 세제개편 논의 등도 유동성 공급의 정상화라는 광의의 출구전략의 일환이다.

 

금리인상까지 시간이 남아있다는 사실보다는 출구전략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4/4분기를 전후하여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채권금리는 4/4분기를 전후하여 레벨업될 것이다.

 

유동성 공급에 의한 금융시장 안정으로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움직이고 있다. 경기회복의 불쏘시개로 의도했던, 미약한 버블성 자산가격 상승이 포함되어 있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적절한 출구전략을 통해 자산가격이 버블화되지 않도록, 속도는 다소 느리겠지만 건전한 경기회복이 진행되도록 유동성과 기대인플레, 투기적 수요들을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라면, 그리고 우리나라의 펀더멘털 개선 속도가 미국보다 빠르고 대규모 경상흑자 속에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경계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미국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채권분석팀장 신동준

dongjun.shin@hdsrc.com / 2014-1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