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채권금리 단기고점은 내년 1/4분기

bondstone 2009. 10. 20. 13:29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투자수첩] 채권금리 안정되다 연말부터 상승할 것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그동안 강경해 보였던 한국은행의 입장이 다소 누그러졌다. 국내외 경기개선에 대한 확신 부족과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정부의 부동산가격 안정대책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성, 그리고 원화 강세에 따른 금리 인상의 시급성 감소가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금융시장과 경제주체들은 시기의 문제일 뿐 여전히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향후 6개월 이상 금리가 계속 동결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이상 대출 및 예금금리가 크게 떨어지기는 어렵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오르내림은 커졌지만, 국고채 3년 금리는 연 4.3~4.6%의 좁은 박스권에 석 달 가까이 갇혀버렸다. 'V'자 반등이 마무리된 국내경제는 4분기 이후 성장속도가 둔화하고 있고, 연말쯤 경기선행지수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꺾일 가능성도 크다.

향후 6개월간의 경기 원동력은 국내가 아니라 미국에 있다. 3분기 초 바닥을 확인한 제조업과 주택경기를 중심으로 연말~연초를 거치며 미국경기 개선은 소비의 바닥 확인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경기 개선이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증가와 위험자산 선호로 이어지고, 미국도 양적 완화정책이 일부 종료되면서 2010년 초부터는 더블딥 위험의 완화와 함께 달러 약세를 방어하기 위한 금리 인상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향후 1~2개월간 채권금리는 박스권에서 안정될 수 있다. 그러나 연말부터는 글로벌 경기개선과 위험자산 선호, 그리고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미국으로 돌아가는 청산 위험이 채권금리를 다시 상승시킬 것이다. 이에 대응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2010년 1분기에 시작될 것이며, 미국의 금리 인상이 논의되기 시작한 이상 연 3%를 넘어서는 금리 인상의 두려움이 채권금리 등에 반영될 위험이 있다. 현 시점에 국고 3년물 기준 연 4.7~5% 수준에서 단기 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 신동준
  • 2008조선일보·에프앤가이드 채권업종 베스트애널리스트
  •  

    2009.10.21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0/20/2009102001665.html

     

    아래는 원문

     

    채권금리 단기고점은 내년 1/4분기

    (2009.10.21)

     

    10월 금통위에서, 그동안 강경해 보였던 한국은행의 입장이 다소 누그러졌다. 국내외 경기개선에 대한 확신 부족과, DTI 등 정부의 부동산가격 안정대책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성, 그리고 원화강세에 따른 금리인상의 시급성 감소가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금융시장과 경제주체들은 시기의 문제일 뿐 여전히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가계는 여유자금을 단기로 굴리려 하고 있고, 기업들은 금리상승에 대비하여 장기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향후 6개월 이상 금리가 계속 동결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이상 대출 및 예금금리가 크게 떨어지기는 어렵다. 단기적인 금리하락을 활용하려는 움직임과 미래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증가했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변동성은 심해졌지만, 국고채3년 금리는 4.30~4.60%의 좁은 박스권에 석달 가까이 갇혀버렸다.

     

    금융완화 정도가 상당한 상태에서, 자산가격 급등이나 무분별한 대출증가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언제든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9월 중순 이후 부동산가격 상승률과 대출증가율의 둔화는 당국의 미시적 규제보다 9월 금통위에서의 강력한 금리인상 시사의 영향이 더 컸다. 한국은행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당장은 아니지만 금리는 인상방향”이라는 모호한 태도를 취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금통위가 다가올 때마다 주변여건과 포괄적 관계자들에 대한 민감도가 커질 것이며, 그럴수록 중앙은행의 신뢰도가 약화될 위험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제 행동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V자 반등이 마무리된 국내경제는 완만한 개선흐름으로 진입했다. 4/4분기 이후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고, 연말경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반락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향후 6개월간의 경기동력은 국내가 아니라 미국에 있다. 3/4분기 초 바닥을 확인한 제조업과 주택경기를 중심으로 연말~연초를 거치며 미국경기 개선은 소비의 바닥확인으로 이어질 것이다.

     

    막대한 쌍둥이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약세와 달러캐리 트레이드 활성화를 통한 미국으로부터의 자금 이탈은 미국경제가 안고 있는 본질적 위험이다. 미국경기 개선이 아시아국가들의 수출 증가와 위험자산 선호로 이어지고, 미국도 일몰조항에 의한 일부 양적완화정책이 종료되면서 2010년초부터는 더블딥 위험의 완화와 함께 달러약세를 방어하기 위한 금리인상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향후 1~2개월간 채권금리는 박스권에서 안정될 수 있다. 그러나 연말부터는 글로벌 경기개선과 위험자산 선호, 그리고 달러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위험이 채권금리를 다시 상승시킬 것이다. 이에 대응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2010년 1/4분기에 시작될 것이며, 미국의 금리인상이 논의되기 시작한 이상 3.00%를 넘어서는 금리인상의 두려움이 반영될 위험이 있다. 동 시점에 국고3년 기준 4.70~5.00% 수준에서 단기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