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플레이션 시대의 투자법

bondstone 2011. 2. 11. 11:13

인플레이션 시대 투자법 ① _ 물가압력 낮은 선진국 관심

신흥국은 인플레 탓 투자매력 감소 … 채권보다 주식이 유리

 

신동준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본부장

 

2011년 들어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자산 간, 지역 간 재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주요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자금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채권 투자자는 하이일드 채권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투자자는 향후 주식 투자 비중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 펀드는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 원자재와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도 주목해야 한다. <편집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신흥국가들의 인플레 논란이 뜨겁다. 신흥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4분기에 크게 높아지면서 브릭스(BRICs) 국가가 모두 금리 정상화를 재개했고, 우리나라도 1월에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은 첫째 기상이변과 수요 증가에 따른 식품가격 급등, 둘째 경기회복, 셋째 장기간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원인이다. 최근의 물가상승이 주로 식품가격 인상 등 일회적인 비용 측면에 있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적 대응을 자제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한 수요 측면의 인플레 압력이 커지면서 시장은 이미 아시아의 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 가능성을 선반영해 나가는 모습이다.

각종 제품의 가격 인상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뤄왔던 중간재, 최종재로의 가격 전가가 시작되었다. 각국 정부가 물가안정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가격 인상을 억눌러온 기업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용 상승-수요 견인 악순환 국면
경기회복과 가격 전가, 그에 따른 물가상승의 다음 단계는 임금인상이다. 특히 성장률 대비 임금상승률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임금인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임금은 기업의 가격 전가에 약 3분기 정도 후행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최근 기업의 가격 전가 움직임을 볼 때 하반기 이후 임금인상과 관련한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금인상은 긍정적인 부(富)의 효과를 통해 소비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이집트 사태로 유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경기회복으로 예상되는 달러 강세는 연중 원자재가격 상승속도를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인플레의 성격은 비용 상승에서 수요 견인으로 전환될 것이다.

한국은행은 2011년 통화신용정책 운용방안에서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정부는 공공요금과 대학 등록금 인상 지연, 공정위의 물가관리 등 물가안정..(중략)

 

2011.2.22

이코노미스트 1075호

http://magazine.joinsmsn.com/economist/article_view.asp?aid=287341

 

아래는 원문

 

인플레이션 시대의 투자법
(2011.2.11)

 

2011년 들어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자산간, 지역간 재조정(Rebalancing)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즉각적, 혹은 잠재적인 위협은 투자자들에게 성장에서 물가로 초점을 이동시키고 있다.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자금흐름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채권 내에서는 하이일드로, 주식 내에서는 신흥국 자금유출과 선진국 자금유입 현상이 뚜렷하다. 즉 위험자산 선호 증가와 동시에 선진국 선호라는 다소 이중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신흥국가들의 인플레 논란이 뜨겁다. 신흥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1/4분기에 크게 높아지면서 브릭스(BRICs) 국가들이 모두 금리 정상화를 재개했고, 우리나라도 1월에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은 첫째, 기상이변과 수요증가에 따른 식품가격 급등, 둘째, 경기회복에 따른 GDP갭의 플러스 전환, 셋째, 장기간의 완화적 통화정책 등이 원인이다. 최근의 물가상승이 주로 식품가격 등 일회적인 비용측면에 있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적 대응을 자제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한 수요측면의 인플레 압력이 커지면서, 시장은 이미 아시아의 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 가능성을 선반영해 나가는 모습이다.

 

각종 제품의 가격인상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수요회복을 바탕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미뤄왔던 중간재, 최종재로의 가격 전가가 시작되었다. 각국 정부가 물가안정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가격인상을 억눌러온 기업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회복과 가격 전가, 그에 따른 물가상승의 다음 단계는 임금 인상이다. 특히 성장률 대비 임금상승률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임금상승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임금은 기업의 가격전가에 약 3분기 정도 후행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최근 기업들의 가격전가 움직임을 볼 때 하반기 이후 임금인상과 관련한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금인상은 긍정적인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통하여 소비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이집트 사태로 유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경기 회복으로 예상되는 달러강세는 연중 원자재가격 상승속도를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인플레의 성격은 비용상승(Cost-push)에서 수요견인(Demand-pull)로 전환될 것이다. 한국은행은 2011년 통화신용정책 운용방안에서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정부는 공공요금과 대학등록금 인상 지연, 공정위의 물가관리 등 물가안정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비용상승에서 수요견인으로 전환된 인플레의 성격상 가격통제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임금인상과 소비확대로의 전이는 장기간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업들의 비용전가,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임금인상과 소비확대를 감안하면 전반적인 물가상승 압력 상승은 불가피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Headline CPI)이 크게 증가하지 않더라도 석유류와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core CPI)는 연말까지 계속 상승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정상화는 시장의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경기국면에 따라 때로는 성장, 때로는 물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경기는 리플레이션(reflation)--> 회복(recovery)--> 인플레이션(inflation)-->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순환 패턴을 반복한다. 주로 리플레이션에서 회복으로 경기가 넘어가는 국면과 지역의 자산수익률이 높게 나타난다. OECD 국가 전체의 경기국면으로 보면 회복에서 생산확대와 물가상승 국면으로 이제 막 진입해 있는 상황이다. 다만, 선진국이 생산확대 국면으로 진입하려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아직은 물가에 비해 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반해, 신흥국은 경기회복이 2년 가량 진행되면서 물가부담이 높아지는 국면으로 이동 중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와 관련해서는 2008년의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유가 수준은 WTI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 내외였으며, 경기후퇴로 이어진 것은 유가가 분기 평균 125달러 수준이었음은 임계점으로 삼을 만 하다. 아울러 명목 유가는 87달러로 2007년 11월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유가는 6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음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채권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초 이후 국고채5년 금리는 0.37%포인트가 오르며 최근 1년래 최고 수준인 4.52%까지 상승했다. 10월 이후 바닥을 확인하고 추세적인 상승을 지속하는 모양새다. 채권투자에 있어서 인플레이션은 채권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똑같은 이자를 받더라도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실질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에 이자지급형 상품들의 매력도가 감소한다. 자산배분의 관점에서라면 채권, 예금과 같은 확정금리형 상품의 비중은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정기예금의 대체재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만기보유용 회사채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큰 문제는 없다. 경기회복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완화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회사채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2011년 1월 주요국 주식시장은 2010년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작년 주가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이나 국가들이 2011년 들어서는 약세를, 2010년 주가상승률이 낮았던 선진국과 남유럽국가들의 주식시장은 강한 모습이다. 성장률이 높았던 지역이나 국가로부터 인플레에 보다 자유로운 지역으로 자금이 이동한 결과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과 자산의 재배치라는 재조정(rebalancing)은 금융시장 변동성을 당분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중간자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 따라서 신흥국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인 수익률 둔화를 겪을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단기적으로 진행되는 지역간 재조정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진행되는 자산간의 재조정 과정이다. 남유럽 문제와 신흥국 긴축에 이어 이집트 시위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변동성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집트 사태는 수요견인(Demand-pull)과 비용상승(Cost-push)이 물가를 순환적으로 상승시키는 인플레이션 악순환(Inflation Spiral) 가능성을 떠오르게 한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자산, 지역간 재조정(Rebalancing) 과정에서 수혜를 받을 자산군(群)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자산포트폴리오 상에서 채권보다는 주식, 이머징보다는 선진국 비중을 확대하되, 에너지부국 자산을 확대하길 권고한다.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본부장 신동준

djshin@dongbuhapp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