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기금리는 왜 오르지 않을까

bondstone 2011. 2. 22. 15:23

[마켓레이더] 장기금리는 왜 오르지 않을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2.75%에서 연말 3.5% 수준까지 인상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컨센서스다 .

이 때문에 시중 채권금리는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에 놓여 있다. 대부분 3~4월께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투자자금도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 중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1개월간 채권형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에서 각각 4조5000억원과 14조3000억원이 이탈했다.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대규모로 팔았고,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최대한 채권 매수를 늦추고 있다. 그런데도 3년 이상 중장기 채권금리는 쉽게 오르지 않는다.

"현재 금리가 너무 낮은 것 아닌가."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답은 `금리 인상의 선반영 정도가 다르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2009년 10월에는 한은 총재가 "과거에 그랬다고 앞으로도 기준금리를 꼭 0.25%포인트씩 올린다고 보면 안 된다"고 언급하면서 한번에 0.5%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수익률 곡선을 통해 반영된 금리 인상 정도를 살펴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2009년 10월에는 금리 인상을 3개월래 최대 0.71%포인트까지 반영했지만 올해 1월은 최대 0.48%포인트 반영하는 데 그쳤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장ㆍ단기 금리 격차(스프레드)는 더욱 축소된다.

실제 중장기 금리는 2009년 초 기준금리가 3.00% 아래로 인하될 때 오히려 상승했고, 2010년 말 기준금리가 2.50%까지 인상될 때는 오히려 하락했다. 경험적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 격차는 기준금리가 3.50%로 인상될 때까지 계속 줄어든다. 과거 기준금리가 3.25%였을 때 국고채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 평균 격차는 0.67%포인트였다. 기준금리가 3.25%까지 인상되더라도 과거 평균 격차를 적용하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가 채 되지 않는다.

장기 채권 수요자인 보험사와 연기금은 매월 비교적 일정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다. 금리 상승기라 하더라도 채권 매수를 마냥 늦추기 어렵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비중을 줄이려는 욕구가 강하지만 자산ㆍ부채 간 만기 불일치 때문에 채권 비중을 줄일수록 만기가 더 긴 채권을 사야 한다.

기준금리는 인상될 것이며, 채권금리도 결국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채권 매수를 미루게 한다. 시장은 언제부터인가 금리 상승 재료를 찾고 있다. 그만큼 팔 채권이 별로 없다는 의미다. 반면 물가와 경기 등 금리 상승 재료들은 이제 식상하다.

단기적으로는 최근 리비아 사태와 저축은행 부실화처럼 경기에 악영향을 주거나 기준금리 인상을 늦춰야 할 요인이 발생할 때 장기금리가 오히려 하락할 위험이 있다. 장기채권이나 예금을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일수록 마냥 매수 타이밍을 늦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

2011.2.23

매일경제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1&no=115848

 

아래는 원문

 

오르지 않는 장기금리

(2011.2.22)

 

 

시장의 연말 기준금리 컨센서스는 약 3.50%. 채권금리는 장기적으로 상승추세에 놓여 있다. 대부분 3~4월 금리인상을 전망하고 있으며, 글로벌 자금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 중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1개월 동안 채권형펀드와 MMF에서 각각 4.5조원과 14.3조원이 이탈했다.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대규모로 팔았고,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최대한 채권매수를 늦추고 있다. 그런데도 3년 이상 중장기 채권금리는 쉽게 오르지 않는다.

 

“0910월에 기준금리는 2.00%였다. 당시에는 출구전략 논의로 국고3년 금리가 4.62%까지 상승했다. 지금은 기준금리가 세차례나 인상된 2.75%인데, 국고3년 금리는 4.00% 언저리에서 머물고 있다. 국고3년 금리가 너무 낮은 것 아닌가?” 최근들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답은 금리인상의 선반영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09 10월에는 한은총재가 과거에 그랬다고 앞으로도 기준금리를 꼭 25bp 씩 올린다고 보면 안된다라고 언급하면서 한번에 0.50%포인트의 금리인상 마저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수익률곡선을 통해 반영된 금리인상 정도를 살펴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0910월에는 금리인상을 3개월래 최대 0.71%포인트까지 반영했지만, 올해 1월은 최대 0.48%포인트 반영에 그쳤다. 2월 금통위에서 한은총재는 금리인상 속도가 결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는 09년 당시만큼 급박하게 금리인상을 선반영해야 할 상황이 아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장단기 금리간 격차(스프레드)는 더욱 축소된다. 단기금리와 달리 중장기금리는 이미 금리인상 논의 과정에서 미래의 금리정상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실제 중장기금리들은 09년초 기준금리가 3.00% 아래로 인하될 때 오히려 상승했고, 2010년말 기준금리가 2.50%까지 인상될 때는 오히려 하락했다. 경험적으로 국고3년과 기준금리 격차는 기준금리가 3.50%으로 인상될 때까지 계속 줄어든다. 과거 기준금리가 3.25%였을 때 국고3-기준금리의 평균 격차는 0.67%포인트였다. 기준금리가 3.25%까지 인상되더라도, 과거의 평균 격차를 적용하면 국고3년 금리는 4.00%가 채 되지 않는다. 금리인상의 속도를 고려할 때 중장기 채권금리가 쉽게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장기채권의 수요자인 보험사와 연기금은 매월 비교적 일정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다. 금리상승기라 하더라도 채권매수를 마냥 늦추기 어렵다. 금리상승으로 채권비중을 줄이려는 욕구가 강하지만, 자산-부채간 만기의 불일치 때문에 채권비중을 줄일수록 만기가 더 긴 채권을 사야 한다.

 

기준금리는 인상될 것이며, 채권금리도 결국 상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채권매수를 미루도록 하고 있다. 시장은 언제부터인가 금리상승 재료를 찾고 있다. 그만큼 팔 채권이 별로 없다는 의미다. 반면 물가와 경기 등 금리상승 재료들은 이제 식상하다. 단기적으로는 최근 리비아 사태와 저축은행 부실화처럼 경기에 악영향을 주거나 기준금리 인상을 늦춰야 할 요인이 발생할 때 장기금리가 오히려 하락할 위험이 있다. 장기채권이나 예금을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일수록 마냥 매수를 늦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