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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국채, 이제는 투자 타이밍인가?

bondstone 2013. 5. 27. 17:11

브라질국채 투자와 관련한 주요 포인트들을 모아봤습니다.

 

 

1) 브라질국채는 스테디셀러(steady-seller)

우리나라에서는 약 2년 전부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만, 아시다시피 일본에서는 십수년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그리고 해외채권 중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입니다. 고금리 장기채와 비과세라는 매력을 기반으로 한 꾸준한 투자대상입니다. 단기적으로 한번 판매되고 마는 그런 상품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2) 브라질국채, 이제는 매수타이밍인가?

우리나라의 브라질국채 투자는 2년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만, 그다지 성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다름 아닌 환율 때문입니다. 

 

국내 증권사나 연구소의 브라질 헤알화 전망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환율이라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수렴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확률적으로 지금 환율의 위치가 어느 부근에 위치해 있는지를 체크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98년 이후 원/헤알 환율은 장기적으로 580원 부근이 균형 수준입니다(높아지면 이익, 낮아지면 손실). 580원을 중심으로 주로 350~750원에서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브라질국채 투자에 나섰던 지난 2년간 원/헤알 환율은 주로 650~700원에서 움직였습니다. 확률분포로 보면 당시 진입했을 경우 환에서 손실 날 확률이 80%가 넘는 시기였습니다. 실제로도 브라질국채에 투자했던 고객들은 20%가 넘는 환차손을 입었습니다.

 

현재 원/헤알 환율은 540~550원 수준입니다. 확률분포상 손실 날 확률은 약 40%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 적어도 고금리를 향유하는 동안 환차손 때문에 마음 고생할 확률은 낮다는 의미입니다. 크진 않지만 오히려 약간의 환차익을 볼 수 있는 구간입니다.

 

 

 

 

 

3) 가장 중요한 투자포인트는 고금리입니다. 환차익은 옵션입니다.

브라질은 투자적격 해외국채 중에서 가장 높은 고금리 국채입니다. 지난 주말 브라질 국채10년 금리 수준은 10.06%으로 드디어 10%를 넘었습니다. 처음 투자할 때 6%의 토빈세를 물기 때문에 적어도 3년 정도는 투자하셔야 (환율변동성을 제외하고) 연 6%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3년 이후부터는 원하는 목표수익률에 도달할 경우, 특히 예상보다 환차익이 크게 확대되었을 경우(2016년에는 브라질 올림픽이 있습니다) 언제든지 이익실현이 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금리가 기본이며, 환차익은 옵션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토빈세는 6월4일부로 폐지되었습니다)

 

브라질 헤알화와 원화는 모두 신흥국 통화입니다. 강해질 때 같이 강해지고, 약해질 때 같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누가 더 강하고, 덜 강한가에 따라서 환차익/손이 결정됩니다. 지금처럼 글로벌 달러강세가 두드러진 상황에서는 달러대비 헤알화와 원화가 모두 약한 상황입니다. 굳이 따져본다면, 신흥국 중에서 원화는 엔화약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통화로서 약세압력이, 헤알화는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강세압력이 조금 더 우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 기준금리 인상으로 장기금리가 상승하면 자본손실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일반적으로 금리와 환율은 반대방향입니다. 장기금리가 상승하면 통화가치도 상승합니다

브라질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인상한 국가입니다. 장기국채금리도 상승하는 중입니다. 장기국채금리가 상승하면 당연히 자본손실이 발생합니다. 아마도 원화 장기국채 매매의 경험 때문에 그런 질문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국채10년물의 듀레이션이 7년이라고 가정하고, 100bp(1%p) 금리가 오르면 7% 손실이 발생합니다. 이자가 3%니까 투자기간이 1년이라고 하면, 총 이자 3% + 자본손실 -7%= 결국 -4%가 총수익이 됩니다. 저금리로 이자 효과가 작기 때문입니다. 여러번 말씀드렸지만 채권의 기본은 이자입니다. 우리나라는 국채10년 금리가 2.90% 수준이다보니 채권이라는 자산이 가진 고유의 특징(이자)을 거의 상실했습니다. 어찌보면 장기국채를 트레이딩하는 상품으로 오해(?)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브라질국채는 금리가 10%입니다. 앞의 예를 적용해보면, 100bp가 금리가 올라도 총 이자 10% + 자본손실 -7%를 더하면 결국 +3%의 연수익률이 발생합니다(토빈세는 계산에서 뺐습니다). 거기에 환차익/손이 추가로 더해집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경우는 경기가 좋거나 물가가 높은 상황입니다.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서 통화도 강해지게 됩니다. 따라서 자본손실이 연 7%가 날만큼 장기금리가 강하게 상승하는 상황이라면 통화가치는 그보다 더 크게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094~118월에는 기준금리가 8.75%에서 375bp 인상되었지만, 국채10년 금리는 12.6%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환에서는 약 31%의 이익이 발생했습니다. 당시에는 국내 투자자들의 브라질국채 투자가 거의 없었습니다만, 만약 094~118월의 기준금리 인상기에 진입했다면 큰 수익을 거두었을 겁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장기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하는 기간에 진입했다면 돈을 벌었을까요? 아쉽게도 지난 2년이 그렇습니다. 118~1210월까지 브라질 기준금리는 12.5%에서 7.25% 525bp가 인하되었습니다. 국채10년 금리도 12.6%에서 9.1%까지 350bp가 급락했습니다. 자본차익이 크게 발생했죠. 그러나 아시다시피 당시 진입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크게 손실을 봤습니다. 환에서 약 30%가 손실이 났기 때문입니다. 

 

 

 

  

  

5) 국채보다 물가채 투자가 더 유리한가?

브라질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유는 물가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가채 투자가 더 유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IMF의 브라질 CPI 전망치를 보면, 올해는 6.1%로 상당히 높습니다만 내년에는 4.7%, 내후년에는 4.5%로 안정되는 흐름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반영하는 시장의 특성상 물가채는 앞으로 한 분기 정도는 국채보다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올해 4분기 즈음부터는 거꾸로 국채의 성과를 밑돌 위험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브라질 경기나 물가상황을 고려했을 때 국채든 물가채든 투자성과의 차이가 그렇게 크게 벌어질 것 같지는 않네요. 거래비용을 감안한다면 말입니다.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물가가 높은 국가입니다. 지난 00년 이후 평균 GDP성장률은 3.3%에 머물고 있는데 반해 CPI상승률은 평균 6.6%나 됩니다. 중국과 같은 고성장 국가가 아닙니다. 경험적으로 장기국채 금리가 성장률+물가의 합과 유사하다고 보면 브라질 국채10년 금리가 10% 수준인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브라질 거주자의 입장에서는 금리에서 물가를 차감한 실질금리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처럼 브라질 밖에 거주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지 물가를 고려한 실질금리는 중요치 않습니다. 물가 때문에 높은 금리를 준다면 감사하지요.

 

전통적으로 물가가 높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브라질은 국가신용등급 B등급을 탈피한지가 아직 10년도 안된 신흥국입니다. 교육수준이 낮아 노동생산성도 낮고, 인구는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비스업만 비대칭적으로 커졌습니다. 실업률도 낮습니다. 그런데 노조가 쎄다보니 법으로 최저임금을 물가에 연동시켜버렸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임금이 오르고, 또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 구조입니다. 그 영향으로 제조업은 더 경쟁력을 잃어가고 공산품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여 경상수지는 적자가 나는 구조입니다. 그나마 대두, 커피, 설탕, 철광석, 옥수수 등 자원수출로 경상수지 적자폭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고물가는 구조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그러나 서방과 신용평가 기관들은 11년부터 집권한 호세프 대통령의 개혁에 점수를 높게 주고 있습니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회간접투자를 확대하고, 임금과 고물가 구조를 바꾸기 위해 공무원연금을 개혁하고 임금상승 협상을 완고하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튼 브라질 물가에 대해서는 내년과 내후년의 전망이 상당히(과거 평균에 비하면)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가채투자는 컨셉은 매력적이긴 하나 거래비용 등을 고려하면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입니다.

 

 

브라질의 자금이탈 위험(Update 2013.6.3)

브라질이 50bp의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국채10년 금리가 10.50%까지 상승했습니다. 신흥국의 자금이탈 우려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통화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금리와 환율이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당연히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연말까지 헤알/달러 환율이 소폭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틀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달러대비 원화보다 헤알화 약세가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원/헤알 환율은 525원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신흥국 자금이탈 우려의 맨 앞쪽에 서있는 브라질이기 때문에, 금리도 더 오르고 통화도 더 약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서너달 내에 브라질국채 투자를 고려하는 고객이라면 여건은 오히려 좋아진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기 환차익보다는 적어도 3년 이상의 투자기간과 3년 후의 원/헤알 환율의 확률적 분포, 높은 쿠폰, 비과세를 보고 들어가는 것이라면 지난 2년에 비해 리스크가 크진 않다고 봅니다(매일 전화해서 환율을 체크하시는 고객이시라면 피하셔야...^^;;). IB들의 자료를 보니 2014년말까지 기준금리 9.00%를 예상하고 있네요(현재 8.00%). 참고하세요.

 

 

토빈세 폐지(Update 2013.6.4)

브라질 정부가 09년10월 이후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던 채권에 대한 토빈세 6%를 5일부터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의 출구전략 논란 이후 브라질에 투자되는 국제투자자금이 감소하고, 나아가 유동성 이탈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라질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Update 2013.6.21)

6월6일. S&P가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습니다. 향후 2년간 브라질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은 약 33%라는 구체적 수치도 언급했습니다. 무디스 역시 19일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피치와 무디스는 아직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 글 보기: 브라질 국가신용등급, 괜찮은가요?

 

 

 

브라질, 펀머멘털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 <--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