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현금보단 채권투자가 낫다

bondstone 2013. 11. 8. 01:57

[마켓레이더] 현금보다는 채권투자가 낫다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대체적으로 내년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내년 채권금리는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금리의 상승 속도다. 채권은 시간이 흐를수록 매일 이자가 쌓인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자산이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다면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 채권을 갖고 가는 게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바로 이자의 힘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들의 평균 성장률과 물가를 내년도 전망과 비교해보면 결과는 뚜렷하다.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 대부분 국가의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평균 수준을 회복했지만 물가는 아직 평균 수준을 한참 밑돌고 있다. 중앙은행 입장에서 금리 인상이나 긴축의 시급성은 약할 수밖에 없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미국조차도 매월 850억달러씩 공급되는 유동성을 조금 줄이자는데도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 흡수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할 정도로 조심스럽다. 이런 상황에서는 채권금리가 오르더라도 속도가 빨라지기는 쉽지 않다.

 

6월 버냉키 쇼크 당시에는 `내년 중반께`라고 양적완화 축소의 종료 시점을 언급하면서 시장에 충격이 컸다. 시장은 자연스럽게 종료 시점 이후의 금리 인상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전 세계 금리가 급등했고 신흥시장은 큰 위기를 겪었다.

 

이러한 혼란의 경험은 연방준비제도의 정책을 좀 더 세련되게 만들 것이다. 연준은 연말이나 내년 1분기 안에는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준 입장에서는 향후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 언제든지 양적완화 규모를 다시 늘릴 수도 있으며, 아니면 제로금리 기간을 더 연장할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줄 것이다. 금융시장의 부정적 영향은 오히려 양적완화 규모가 절반쯤 줄어든 내년 중반께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때부터는 양적완화가 앞으로 언제 완전히 종료될지, 언제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할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 중반으로 예상되는데 그때부터 금리 상승 속도는 빨라질 위험이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앞두고 채권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 그러나 채권금리 상승 속도는 생각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다. 채권 투자자들은 적어도 향후 6개월 정도는 금리 상승에 대비한 현금 확보보다는 우량한 크레디트 채권을 사서 보유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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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이사]

2013.11.8

매일경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1098865

 

 

아래는 원문

 

<마켓레이더> 이자의 힘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대체적으로 내년도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내년 채권금리는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금리의 상승 속도다. 채권은 시간이 흐를수록 매일매일 이자가 쌓인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자산이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다면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 채권을 가지고 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이자의 힘이다.

 

내년의 글로벌 경제환경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리플레이션(Reflation)’이다. 경기는 회복되지만 물가는 안정되어 있는 국면이다.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가 올라오면서 물가가 상승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잠재성장을 회복하지 못한 만큼 물가가 상승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들의 평균 성장률과 물가를 내년도 전망과 비교해보면 결과는 뚜렷하다.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의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평균 수준을 회복했지만, 물가는 아직 평균수준을 한참 밑돌고 있다.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금리인상이나 긴축의 시급성은 약할 수 밖에 없다.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미국조차도 매월 850억달러씩 공급되는 유동성의 양을 조금 줄이자는데도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 흡수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할 정도로 조심스럽다. 이런 상황에서는 채권금리가 오르더라도 속도가 빨라지기는 쉽지 않다.

 

6월 버냉키 쇼크 당시에는 내년 중반쯤이라고 양적완화 축소의 종료시점을 언급하면서 시장에 충격이 컸다. 경기와 무관하게 일정을 정해놓고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나가는 일정은 긴축에 대한 공포를 이끌어낸다. 시장은 자연스럽게 종료시점 이후의 금리인상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전세계 금리가 급등했고 신흥시장은 큰 위기를 겪었다.

 

이러한 혼란의 경험은 연준의 정책을 좀 더 세련되게 만들 것이다. 연준은 연말이나 내년 1분기 안에는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준의 입장에서는 향후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 언제든지 양적완화 규모를 다시 늘릴 수도 있으며, 아니면 제로금리 기간을 더 연장할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줄 것이다. 금융시장의 부정적 영향은 오히려 양적완화 규모가 절반쯤 줄어든 내년 중반 경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때부터는 양적완화가 앞으로 언제 완전히 종료될지, 언제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할 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 중반 경으로 예상되는데, 그 때부터 금리상승 속도는 빨라질 위험이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앞두고 채권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러나 채권금리의 상승속도는 생각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도 지난 여름처럼 충격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채권투자자들은 적어도 향후 6개월 정도는 금리상승에 대비한 현금확보보다는 우량한 크레딧채권을 사서 보유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