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리 안정으로 높아진 주식의 매력

bondstone 2013. 11. 7. 23:00

[글로벌 투자 따라잡기] 금리 안정으로 높아진 주식의 매력


‘섹터’보다 ‘지역’이 중요… 대체 투자 효용성 더 커질 것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대체적으로 내년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 듯하다. 내년에도 선진국의 디레버리지(부채 축소) 마무리와 물가 안정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기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익숙한 대체 투자 상품인 부동산은 국내보다 해외 투자가 더욱 유망하다. 사진은 세계의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영국 런던의 중심가 전경.
 
 
내년의 글로벌 경제 환경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리플레이션(reflation)’이다. 경기는 회복되고 있지만 물가는 오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경기 회복과 함께 수요가 증가하면서 물가도 상승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경제가 잠재 성장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만큼 물가는 아직 안정돼 있는 국면이다.

 

금융 위기 이후 주요국들의 평균 성장률과 물가를 내년도 전망과 비교해 보면 결과는 뚜렷하다. 한국·미국·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의 성장률은 금융 위기 이후 평균 수준을 회복했지만 물가는 아직 평균 수준을 한참 밑돌고 있다. 잠재 성장을 밑도는 수준에서의 경기 회복과 물가 안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 완화 축소(Tapering)나 기준금리 인상을 늦추게 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미국조차 매월 850억 달러씩 공급되는 유동성의 양을 조금 줄이자는 데도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 흡수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할 정도로 조심스럽다. 이런 상황에서는 채권 금리가 오르더라도 속도가 빨라지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주식시장에는 매력적인 환경이다.

 


내년 전략의 화두는 미 Fed에 달려
선진국의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고 신흥국의 외화보유액은 7~8월 위기 수준을 회복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선진국 통화를 중심으로 한 캐리 트레이드와 유동성 공급에 의한 글로벌 자산 가격의 동반 상승이 예상된다. 달러 약세와 신흥국 자산 가격 반등이 조금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예상되는 또 한가지 특징은 고정 투자의 회복이다. 선진국은 민간 소비에서 고정 투자로 힘의 이동이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고정 투자는 성장에 대한 기대를 의미한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 구(OECD) 국가들의 민간 소비와 고정 투자의 상대적 힘을 비교해 보면, 글로벌 주식과 채권 가격의 상대 가치와 거의 유사하게 움직였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글로벌 자산 전략의 화두도 미 Fed의 양적 완화 축소다. 6월 버냉키 쇼크 당시에는 “내년 중반쯤”이라고 양적 완화 축소의 종료 시점을 언급하면서 시장에 충격이 컸다. 경기와 무관하게 일정을 정해 놓고 양적 완화 규모를 줄여 나가는 일정은 긴축에 대한 공포를 이끌어 낸다. 시장은 자연스럽게 종료 시점 이후의 금리 인상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전 세계 자산 가격이 모두 급락했고 신흥 시장은 자금 이탈로 큰 위기를 겪었다. 이러한 혼란의 경험은 Fed의 정책을 좀 더 세련되게 만들 것이다. Fed는 연말이나 내년 1분기 안에는 양적 완화 규모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Fed의 입장에서는 향후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 언제든지 양적 완화 규모를 다시 늘릴 수도 있고 아니면 제로 금리 기간을 더 연장할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줄 것이다.

 

금융시장의 부정적 영향은 오히려 양적 완화 규모가 절반쯤 줄어든 내년 중반쯤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때부터는 양적 완화가 앞으로 언제 완전히 종료될지, 언제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할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 중반쯤으로 예상되는데, 그때부터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질 위험이 있다. 내년에 자산 간 리밸런싱이 필요한 시점이 있다면 이때다. 3분기를 전후해서는 양적 완화 종료 우려로 미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일부 취약한 신흥국의 위험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우상향하는 뚜렷한 회복세다. 그러나 전 세계 경제의 약 40%를 차지하는 신흥국의 경기선행지수는 반대로 뚜렷한 하강세다. 그 결과 둘을 합친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아주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직 기준선인 100을 회복하지도 못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은 섹터보다 지역 선택이 중요하다. 양적 완화 축소 이슈가 시장을 지배한 5월 이후 지역별·섹터별 성과를 비교해 보면 섹터별 성과의 차이는 크지 않은 반면 지역별 성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상반기에는 경기 모멘텀이 강한 유럽과 함께 국내 주식이 가장 매력적이다. 신흥국 중 브릭스보다 한국·대만 등 동아시아의 공산품 수출국에 유리하다.

 

내년 채권 금리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금리의 상승 속도다. 채권은 시간이 흐를수록 매일매일 이자가 쌓인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자산이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다면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 채권을 가지고 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Fed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를 앞두고 채권 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러나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으로 채권 금리의 상승 속도는 생각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Fed의 양적 완화 축소도 지난여름처럼 충격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 투자자들은 적어도 향후 6개월 정도는 금리 상승에 대비한 현금 확보보다 우량한 크레디트 채권을 사서 보유하는 것이 더 낫다. 신흥국 국채를 일부 이익 실현하고 하반기 달러 강세 전환과 글로벌 금리 상승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상반기 중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0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현금보다 채권이 나아
2014년은 대체 투자자산의 효용성이 높아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에서 고수익을 담당하는 것은 주식이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주가는 박스권에 머물렀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수익률도 기대 이하였다. 금융 위기 이후 자산 가격의 흐름이 유동성 공급에만 의존하다 보니 주식과 채권, 원자재 가격이 모두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은 자산 배분보다 단기적인 수익 기회를 포착하는 자산 선택에 집중했다.

 

내년에는 최근 장기 박스권을 상향 돌파한 주식의 성과가 가장 우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되는 주식 비중의 확대는 자산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동시에 높인다. 최근 대체 투자자산과 주가의 상관계수가 하락하고 있다. 내년에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춰 주고 장기적인 자산 배분 효과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 투자, 즉 원자재, 국내외 부동산, 사모 펀드(PEF), 헤지 펀드, 프런티어 주식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부동산은 주택 매매 시장의 반등 여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기업형 임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해외 부동산 투자 확대는 이벤트적 성격이라기보다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우량 자산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2선 도시, 리테일, 대출 채권, 메자닌 등으로 투자 유형이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 djshin@hanafn.com

 

2013.11.11

한경비지니스 제937호

http://magazine.hankyung.com/business/apps/news?popup=0&nid=01&c1=1002&nkey=2013111300937000021&mode=sub_view

 

 

아래는 원문

 

<글로벌 투자 따라잡기> 금리안정으로 높아지는 주식의 매력
(2013.11.7)


경기회복과 물가안정: 글로벌 주식에 매력적 환경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대체적으로 내년도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 듯 하다. 내년에도 선진국의 디레버리지(부채 축소) 마무리와 물가안정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기개선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의 글로벌 경제환경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리플레이션(Reflation)’이다. 경기는 회복되고 있지만 물가는 오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가 올라오면서 물가도 상승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경제가 잠재성장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만큼 물가는 아직 안정되어 있는 국면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들의 평균 성장률과 물가를 내년도 전망과 비교해보면 결과는 뚜렷하다.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의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평균 수준을 회복했지만, 물가는 아직 평균수준을 한참 밑돌고 있다. 잠재성장을 밑도는 수준에서의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은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Tapering)나 기준금리 인상을 늦춘다.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미국조차도 매월 850억달러씩 공급되는 유동성의 양을 조금 줄이자는데도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 흡수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할 정도로 조심스럽다. 이런 상황에서는 채권금리가 오르더라도 속도가 빨라지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주식시장에는 매력적인 환경이다.
 

선진국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수준까지 낮아졌고, 신흥국 외환보유고는 7~8월 위기 수준을 회복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선진국통화를 중심으로 한 캐리 트레이드와 유동성 공급에 의한 글로벌 자산가격의 동반상승이 예상된다. 달러약세와 신흥국 자산가격 반등이 조금 더 이어질 것이다.

 

내년에 예상되는 또 한가지 특징은 고정투자의 회복이다. 특히 선진국은 민간소비에서 고정투자로 힘의 이동이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고정투자는 성장에 대한 기대를 의미한다. 실제 OECD국가들의 민간소비와 고정투자의 상대적 힘을 비교해보면, 글로벌주식과 채권가격의 상대가치와 거의 유사하게 움직였다.

 

내년에도 화두가 될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Tapering)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글로벌 자산전략의 화두도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Tapering)다. 6월 버냉키 쇼크 당시에는 “내년 중반쯤”이라고 양적완화 축소의 종료시점을 언급하면서 시장에 충격이 컸다. 경기와 무관하게 일정을 정해놓고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나가는 일정은 긴축에 대한 공포를 이끌어낸다. 시장은 자연스럽게 종료시점 이후의 금리인상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전세계 자산가격이 모두 급락했고, 신흥시장은 자금이탈로 큰 위기를 겪었다.

 

이러한 혼란의 경험은 연준의 정책을 좀 더 세련되게 만들 것이다. 연준은 연말이나 내년 1분기 안에는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준의 입장에서는 향후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 언제든지 양적완화 규모를 다시 늘릴 수도 있으며, 아니면 제로금리 기간을 더 연장할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줄 것이다.

 

금융시장의 부정적 영향은 오히려 양적완화 규모가 절반쯤 줄어든 내년 중반 경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때부터는 양적완화가 앞으로 언제 완전히 종료될지, 언제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할 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 중반 경으로 예상되는데, 그 때부터 금리상승 속도는 빨라질 위험이 있다. 내년에 자산간 리벨런싱이 필요한 시점이 있다면 이때다. 3분기를 전후해서는 양적완화 종료 우려로 미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강세가 나타나면서, 일부 취약한 신흥국의 위험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2014 글로벌 자산전략
선진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우상향하는 뚜렷한 회복세다. 그러나 전세계 경제의 약 40%를 차지하는 신흥국의 경기선행지수는 반대로 뚜렷한 하강세다. 그 결과 둘을 합친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아주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직 기준선인 100을 회복하지도 못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은 섹터보다 지역 선택이 중요하다.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시장을 지배한 5월 이후 지역별, 섹터별 성과를 비교해보면, 섹터별 성과의 차이는 크지 않은 반면 지역별 성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상반기에는 경기모멘텀이 강한 유럽과 함께 국내주식이 가장 매력적이다. 신흥국 수출개선과 글로벌 물가안정, 고정투자의 회복은 신흥국 중 브릭스보다는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의 공산품 수출국에 유리하다.

내년 채권금리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금리의 상승 속도다. 다른 채권은 시간이 흐를수록 매일매일 이자가 쌓인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자산이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다면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 채권을 가지고 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앞두고 채권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러나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물가안정으로 채권금리의 상승속도는 생각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도 지난 여름처럼 충격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채권투자자들은 적어도 향후 6개월 정도는 금리상승에 대비한 현금확보보다는 우량한 크레딧채권을 사서 보유하는 것이 더 낫다. 신흥국 국채를 일부 이익실현 하고 하반기 달러강세 전환과 글로벌 금리상승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상반기 중 원/달러 환율은 1,00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다.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효용성이 높아지는 한해가 될 것
2014년은 대체투자자산의 효용성이 높아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서 고수익을 담당하는 것은 주식이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을 제외하면, 전세계 주가는 박스권에 머물렀다. 자산포트폴리오의 수익률도 기대 이하였다. 금융위기 이후 자산가격의 흐름이 유동성 공급에만 의존하다보니, 주식과 채권, 원자재 가격이 모두 한방향으로 움직였다.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은 자산배분보다 단기적인 수익 기회를 포착하는 자산선택에 집중했다.

 

내년에는 최근 장기 박스권을 상향돌파한 주식의 성과가 가장 우월할 것이다. 예상되는 주식비중의 확대는 자산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동시에 높인다. 최근 대체투자 자산과 주가의 상관계수가 하락하고 있다. 내년에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춰주고, 장기적인 자산배분 효과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투자, 즉 원자재, 국내외 부동산, PEF, 헷지펀드, 프론티어주식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국내부동산은 주택매매시장의 반등 여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기업형 임대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해외부동산 투자 확대는 이벤트적 성격이라기 보다는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우량자산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2선 도시, 리테일, 대출채권, 메자닌 등으로 투자유형이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