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충격 큰 신흥국 자산, 다시 튀어 오른다

bondstone 2013. 10. 24. 23:30

[글로벌 마켓] 충격 큰 신흥국 자산, 다시 ‘튀어 오른다’


양적 완화 축소가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내년에도 시장의 화두는 단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 완화 축소(Tapering) 여부다. 막대하게 풀린 돈들을 Fed가 어떤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줄여나갈 것인지,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는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Fed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 규모는 3조000억 달러에 달한다. Fed가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만큼의 돈이 민간에 풀려 있다는 의미다. 그중에서 채권만 3조4000억 달러다. 전 세계에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투자한 중국이 1조2000억 달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보다 3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아직도 Fed는 매월 850억 달러씩의 채권을 매입하며 돈을 푸는 중이다.

 

그러나 최악의 금융 위기를 겪었던 미국 경제가 서서히 정상화 과정에 진입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 5월 1일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처음으로 “자산 매입 규모를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날 이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30% 포인트 넘게 폭등했고 달러는 강세를 보였으며 신흥국은 통화·주식·채권가격 급락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다. 글로벌 리츠(REITs)는 무려 14%가 폭락했다. 투자자들은 서둘러 투자 대상을 선진국과 달러·주식 중심으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후 상황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던 신흥국 자산들과 하이일드·글로벌 리츠 등의 성과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달러도 9개월 내 최저치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는 양적 완화 축소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Fed은 여전히 경기를 배려하는 조심스러운 양적 완화 축소를 준비 중인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시작 시점보다 강도가 중요하다. 향후 테이퍼링이 시작되더라도 시장이 그 이상의 강도로 평가하지 않는 이상 달러 강세, 금리 상승 추세도 다시 강하게 형성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신흥국 채권 투자하려면 ‘기간’ 확실히 정해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선진국, 특히 주식시장이 매력적이다. 최근 신흥국 위기는 경상수지 적자 등 펀더멘털 약화에도 기인했지만 근본적으로는 Fed의 출구전략과 달러 강세 그리고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로 촉발됐다. 완만한 테이퍼링이라면 신흥국의 급격한 자금 이탈 위험도 감소할 것이다. 선진국 경기 회복과 급락한 신흥국 통화가치는 신흥국의 경상수지도 개선할 것이다. 일부 위험국의 통화 스와프 체결도 신흥국의 극단적 위험을 낮춰 주는 요인이다. 지난 5개월 동안의 흐름과 반대로 최소한 한 분기 정도는 그동안 지나치게 비중이 축소됐던 신흥국 자산의 단기 반등과 상대적 우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50원 아래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 하반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신흥국 채권과 하이일드 펀드에 집중적으로 자금이 몰렸다. 채권 투자의 기본은 이자지만 채권을 예금이 아닌 주식의 대체재로 생각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자본 차익이 발생하면 주식 등 다른 투자 대상으로 갈아 타려는 수요가 많았다. 이제 투자 목적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본 차익 목적의 투자자였다면 신흥국 자산 가격이 반등하는 적절한 시점을 활용해 환매하되 장기적으로 국내 은행예금 금리보다 1~2% 포인트 높은 자산, 즉 예금의 대체재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계속 보유하는 것이 낫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자산분석부장

 

2013.10.28

한경비지니스 제935호
http://magazine.hankyung.com/business/apps/news?popup=0&nid=01&c1=1002&nkey=2013103000935000091&mode=sub_view

 

아래는 원문

 

 

<글로벌 투자 따라잡기> 미뤄진 양적완화 축소와 달러약세, 신흥국의 기회
(2013.10.24)

 

IMF를 포함한 전세계 유수의 연구기관들이 속속 내년도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내년에도 시장의 화두는 단연 연준(Fed)의 양적완화 축소(Tapering) 여부다. 막대하게 풀린 돈들을 연준이 어떤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줄여나갈 것인지, 또한 전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는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연준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규모는 3.7조달러에 달한다. 연준이 매입하여 보유하고 있는 만큼의 돈이 민간에 풀려있다는 의미다. 그 중에서 채권만 3.4조달러다. 전세계에서 미국국채를 가장 많이 투자한 중국이 1.2조달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보다도 3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아직도 연준은 매월 850억달러씩의 채권을 매입하며 돈을 푸는 중이다. 이렇게 풀린 막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다행히도 아직은 인플레 조짐이 별로 없다.

 

그러나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었던 미국경제가 서서히 정상화 과정에 진입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 5월1일 버냉키 연준의장은 처음으로, “자산매입 규모를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날 이후 10년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1.30%p가 넘게 폭등했고, 달러는 강세를 보였으며, 특히 신흥국은 통화, 주식, 채권가격 급락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다. 글로벌리츠는 무려 14%가 폭락했다. 투자자들은 서둘러 투자대상을 선진국과 달러, 주식 중심으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후 상황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투자대상에서 제외했던 신흥국 자산들과 하이일드, 글로벌리츠 등의 성과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달러도 9개월래 최저치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9월 FOMC에서 연준은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는 2년5개월 만에 장기 상승추세를 하향이탈했다. 정부폐쇄 종료 이후 당분간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이 예상되면서 Tapering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당연히 오를 것 같던 글로벌금리도 큰 폭으로 반락했다.

 

느리지만 개선되고 있는 성장과 달리 글로벌 인플레는 여전히 바닥권이다. 수요회복이 미약하다. 연준은 여전히 경기를 배려하는 조심스러운 양적완화 축소를 준비 중이다. 이제는 시작 시점 보다 강도가 중요하다. 9월초 미국 국채선물시장은 14년말까지 두번의 금리인상을 반영했다. 그 여파로 미국 국채10년 금리는 3.00%까지 상승했다. 향후 Tapering이 시작되더라도 시장이 그 이상의 강도로 평가하지 않는 이상 달러강세도, 금리상승도 추세가 다시 강하게 형성되기는 어렵다. 본격적인 달러강세와 금리상승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예상해본다면, Tapering이 시작된 후 자산매입 규모가 절반 수준인 월 400억달러 내외로 감소할 때 쯤이면 시장은 다시 종료 시점과 함께 기준금리 인상을 떠올릴 가능성이 높다. 빨라도 내년 2분기를 전후한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선진국, 특히 주식시장이 매력적이다. 최근 신흥국 위기는 경상수지 적자 등 펀더멘털 약화에도 기인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연준의 출구전략과 달러강세, 그리고 신흥국에서의 자금이탈로 촉발되었다. 완만한 Tapering이라면, 신흥국의 급격한 자금이탈 위험도 감소할 것이다. 선진국 경기회복과 급락한 신흥국 통화가치는 신흥국의 경상수지도 개선시킬 것이다. 일부 위험국의 통화스왑 체결도 신흥국의 극단적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이다. 지난 5개월과의 흐름과는 반대로 최소한 한분기 정도는 그동안 지나치게 비중이 축소되었던 신흥국 자산의 단기반등과 상대적 우위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본다. 원/달러 환율은 1,050원 아래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 하반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신흥국채권과 하이일드펀드에 집중적으로 자금이 몰렸다. 채권투자의 기본은 이자지만, 채권을 예금이 아닌 주식의 대체재로 생각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자본차익이 발생하면 주식 등 다른 투자대상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았다. 이제 투자목적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본차익 목적의 투자자였다면 신흥국 자산가격이 반등하는 적절한 시점을 활용하여 환매하되, 변동성을 다소 감내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국내 은행예금 금리보다 1~2%p 높은 자산, 즉 예금의 대체재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계속 보유하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