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dstone

수수께끼: 원화자산의 Reverse Rotation과 달러약세

bondstone 2014. 4. 15. 15:29

지금 글로벌 자산시장의 화두는 ‘균형 맞추기’, 즉 ‘갭 메우기’입니다. 

그동안 강했던 선진국과 주식이 주춤한 사이에 신흥국과 채권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약진해서 올라오는 상황입니다. GAL에서 말씀드린대로, 펀더멘털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경제만 놓고 보면 신흥국은 아직 바닥권의 조짐이 전혀 없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다만, 펀더멘털 대비 가격으로 접근하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펀더멘털 대비 얼마나 싼가/비싼가로 최근 갭 메우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코스피도 그동안 못올랐었습니다. 작년 내내 일본주식 롱+한국주식 숏 했던 외국인이 포지션을 청산하는 징후도 관찰됩니다.


최근 세미나를 진행하면 가장 질문이 많은 것은 두가지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그에 대한 답변입니다.


Q1. 미국경제가 가장 좋고,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하고, 미국으로 자금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달러는 왜 계속 약세인가?

A1. 시장은 늘 기대를 선반영해 나갑니다. 13년6월 버냉키 쇼크를 전후하여 전세계 모든 투자자들의 달러매수 포지션이 급증했습니다만, 이미 시장은 12년9월 QE3 이후부터 움직였습니다. QE3~버냉키쇼크까지 미 국채10년 금리는 이미 148bp가 올랐고, 달러는 7.3%나 강해진 뒤였습니다. 버냉키 쇼크 당시 달러 롱포지션에 진입했던 투자자들이 지쳐가고 있습니다. 최근 3월 FOMC에서 “6개월” 발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강해지지 않다 보니 실망매물이 출회된 것이 최근 가파른 달러약세의 배경이라고 봅니다. 달러의 비상업적 순매수포지션의 저점과 달러인덱스의 저점은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최근 달러매수 포지션이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인덱스의 약세는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최근 외국계의 원화강세, 혹은 원/달러 환율 1,000원 이하로의 하락을 전망하는 리포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가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은 좀 갸우뚱합니다. 원화강세 논리는 금융위기 이후 지난 3~4년 내내 작용하던 논리입니다. 경상수지 흑자와 안정성, 원화 저평가 등등입니다. 글쎄요. 신흥국이 예전만큼 불안해서 원화로 피해야 할 상황도 아니고, 원화가 약해지지도 않았으며, 금리도 이젠 더 이상 높지 않고, 원화의 저평가폭(BIS 실질실효환율 기준 1.6%p)도 크지 않습니다. 전혀 새로운 것이 없는데 과거 논리만으로 세자릿수 환율을 트라이하기에는 역부족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고 보면,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 역시 달러매수 청산, 그리고 외국인의 일본주식 롱-한국주식 숏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일시적으로 더 심화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달러인덱스와 마찬가지로 원/달러 환율의 저점도 단기적으로는 3개월 안에 1,020원 정도에서 형성될 것으로 봅니다.


달러인덱스는 주로 선진국통화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만, 신흥국통화는 조금 또 다릅니다. 달러가 약세였지만, 신흥국통화는 더 약세였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신흥국통화 인덱스는 2월초부터 급반등을 시장해서 13년 이후의 가파른 하락추세는 뚫고 올라갔습니다. 다음 저항선이라고 할 수 있는, 11년 이후 형성되었던 장기하락추세선까지는 약 2.5%p 내외가 남았습니다. 이 라인이 돌파되기 위해서는 신흥국의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만, 아직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좀 확대해서 해석한다면, 3월부터 진행되어 오던 선진국-신흥국, 주식-채권 간의 단기적인 “갭 메우기”는 7~8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지금부터는 미국의 소비지표나 기업실적이 얼마나 받쳐주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미국지표가 좋아진다면, “신흥국으로도 수혜가 오겠구나”하는 인식으로 글로벌주식이 동반 상승하는 시장이 오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Q2. 한국금리는 왜 안오르는가?

A1. 2년 전 여름, 당시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 김중수 한국은행총재, 강만수 산은지주회장 등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께서, “우리나라에 단군 이래 최대의 위기가 온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점이 문제의 시발점입니다. 제가 그 당시에 보고서를 통해서도 완곡하게 썼던 것 같습니다만...


그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회복이 가장 빨랐고, 모범적으로 금융위기를 빠져 나온 국가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멘트들이 며칠 동안 언론의 1면을 장식하고 난 뒤, 우리나라 모든 기업활동은 멈췄습니다. 하반기 계획되어 있던 고용, 투자, 구매 계획들이 모두 취소되고 컨틴젼시 플랜이 발동되었습니다. 가계도 물론입니다. 모든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이 멈췄는데 성장이 될 리도 없고, 자금수요가 생길 리도 없습니다. 거기에다 산업구조조정도 아직 한 게 없습니다. 중국에 의존해서 키워두었던 우리나라의 산업재, 소재산업의 비중은 여타국들에 비해 여전히 높습니다.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금융위기 이후 저점에서 약 95%가 회복되었습니다만, 그 이상 주도적으로 미국경제를 끌고가며 회복된 업종(고용)들을 보면 교육/헬스케어, 레져, 사업서비스 등입니다. 전통적인 제조업, 금융업, 건설업은 아직 1/4도 못따라갔습니다. 신흥국의 대표선수인 중국 역시 구조조정과 함께 신산업을 중심의 성장이 한창입니다. 08년 저점 대비 상승률이 컸던 업종은 헬스케어, 내구소비재, IT입니다. 두 나라의 산업포트폴리오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자금은 대부분 대기업과 거액자산가들에게 쏠려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은 법인세를 피하기 위해 사내유보금으로, 거액자산가들은 종합소득과세를 피하기 위해 현금으로 자금을 쌓아두고 있습니다. 자금수요가 없다 보니 정기예금 금리가 사상최저치입니다. 09년 이래 처음으로 통안채1년 금리가 정기예금보다 높아졌습니다. 이젠 그 자금들이 꾸역꾸역 단기 채권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전세계가 Great Rotation이 화두였던 지난 1년 여 동안 우리나라는 거꾸로 주식형펀드에서 10%가 빠졌고 채권형펀드는 무려 23%가 늘었습니다. 엉뚱하게도 Reverse Rotation이 진행 중입니다.


반면에 중소기업, SOHO, 가계 및 A급 이하 기업들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회사채를 계속 순상환하기만 하는 A급 기업들의 현금흐름 악화가 걱정입니다. AA급 이상 우량기업들의 크레딧 스프레드는 급격히 축소되었지만, A급 기업들은 여전히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직접 발행이나 차입에 성공하든, ABS나 CBO 형태로 나오든, 산업은행의 자금이 투입되든, 론의 형태로 지원이나 구조조정이 되든, 어떤 형태로든 자금이 그쪽으로 빨려 들어가야 금리가 오를 환경이 조성될 것 같습니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금리가 오르려면, 미국의 금리인상이 적어도 6개월 안에 가시권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적어도 3분기 중반까지 지금의 재미없는 횡보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신용스프레드만 보면 손이 안나갑니다만, 정기예금 대비로 보면 매력이 여전합니다. 현금을 들고 금리상승을 기다리기 보다는, 단기영역은 정기예금 대비 매력도가 높아진 크레딧물로, 장기물은 크레딧물 대비 스프레드가 남아있는 장기국채로 이자수익을 확보하면서 대응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이상입니다.





[Bondstone] 수수께끼: 원화자산의 Reverse Rotation과 달러약세


가파른 달러약세는 포지션 청산의 영향, 달러인덱스 바닥국면 진입

 연준(Fed)의 출구전략에도 불구하고 달러약세가 뚜렷하다. 1) 13년6월 버냉키 쇼크를 전후하여 달러매수가 집중 유입된 후유증이다. 12년9월 QE3 이후 버냉키 쇼크까지 미 국채10년 금리는 이미 148bp가 급등했고, 달러인덱스도 7.3%나 강해지며 선반영된 뒤였다. 2) 경기회복 수준은 미국이 가장 높지만, 속도는 유로존이 빠르다. 글로벌 자금흐름은 작년 하반기부터 선진유럽으로, 올해 3월부터는 신흥국으로 향하고 있다. 3) 유동성을 공급하는 중앙은행은 연준(Fed)이 유일하다. ECB는 12월6월을 정점으로 30%나 자산이 감소했고, BOE는 12년말부터 유동성 공급을 멈췄으며, BOJ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는 크게 꺾였다. 주요통화 대비 달러인덱스는 바닥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가파른 달러약세는 13년6월을 전후로 급격하게 유입된 달러매수 포지션 청산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경험적으로 달러의 비상업적 순매수 포지션의 저점 이후 달러인덱스는 3개월 안에 반등했다. 

 

사상 최저의 국내 정기예금 금리가 Reverse Rotation을 이끌고 있다

Great Rotation과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Reverse Rotation이 진행 중이다. 막대한 유동성이 풀렸지만 자금수요는 급감했고, 정기예금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안1년 금리는 09년 이후 처음으로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아졌다. 1.5년 은행채를 6개월 보유시 예금 대비 40bp의 초과수익이 가능하다. 금리 자체도 낮지만, 은행채 등 크레딧채권은 신용스프레드를 봐도 매력이 없다. 그러나 정기예금과 비교한 상대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금리하락에 베팅하는 듀레이션 확대가 아니라,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확보하기 위한 채권투자를 미룰 이유가 없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권 내로 들어올 3분기 중반까지 채권금리의 반등은 지연될 것이다. 금리상승에 대비한 현금확보보다는 이자수익 확보가 필요한 국면이다. 단기영역에서는 예금 대비 매력도가 높아진 크레딧채권을 통해, 장기영역에서는 고평가된 크레딧채권보다 장기국채를 통한 이자수익 확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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