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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으로 투자판단이 필요해진 MLP

bondstone 2015. 1. 14. 08:12

국제유가 급락으로 투자판단이 필요해진 MLP 


작년 하반기 달러강세로 하락하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11월말 OPEC의 감산불발로 추가하락이 이어져 어느새 50달러 아래로 주저앉았다. 그런데 잘나가던 MLP가 유가폭락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미드스트림에 투자하는 대부분의 MLP는 가격민감도가 낮다. 과매도된 MLP에서 저가매수의 기회를 살펴보자.



지난해에도 원자재는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마감되었다. 상반기 북미한파와 지정학적 이슈로 반짝하던 S&P GSCI 원자재지수는 하반기 급락으로 연간기준 33.9% 하락하며 2008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에너지 원자재 섹터는 무려 45.3% 폭락했다.


매매가 원활한 금융자산 중심의 자산배분에서 원자재는 리츠와 함께 대체투자를 대표한다. 미국리츠가 연간기준 30% 수준의 총수익률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 같은 원자재의 부진은 더욱 눈에 띈다. 사실 과잉공급의 원자재 약세와 저금리환경에서 인컴수입이 보장되는 리츠 강세는 어느정도 예상한 부분이었지만 두 자산간의 성과차이는 예측의 범위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러한 성과차이는 OPEC이 인위적인 가격조정을 포기하고 시장에 가격결정을 위임하면서 국제유가가 한계생산비용 이하로의 하락이 급속히 진행된 것과 전문가들의 예상을 벗어나 장기금리가 오히려 하락하여 미국리츠에 추가적인 상승모멘텀이 나타난 것에서 비롯되었다.


한편 MLP(Master Limited Partnership)   는 리츠와 같이 배당(분배)수익이 높은 인컴형 금융상품이란 점에서 장기금리 하락의 수혜가 가능한 자산이다. 그런데 작년 상반기에 미국리츠와 함께 높은 성과를 구가하던 MLP는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 급락으로 된서리를 맞고 동반 하락한 결과 총수익기준 연간성과는 4.8%에 그치며 인컴수익을 밑도는 수준에서 끝났다.


유가에 대한 MLP의 민감한 반응은 이들 대부분이 에너지가격보다는 운송량에 의존하는 사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쉽사리 수긍되지 않는 부분이다. 당분간 국제유가의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므로 MLP 투자를 꺼리는 움직임도 있다. 현재의 금리환경에서 연 6%에 가까운 인컴수익을 포기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불합리한 가격조정이라면 오히려 매수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와 MLP 간의 인과성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투자대응을 고민해 볼만한 시점이다.

 

 

I OPEC 대신 시장의 자율조정을 기다리는 국제유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달러강세의 영향으로 하향곡선을 걷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11월27일 OPEC 총회에서 일간 원유생산한도를 감산 대신 기존의 3천만배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급락흐름이 가속되었다. 작년초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던 WTI 가격은 현재 50달러를 지키기 위태로운 수준에 이르렀다.


국제유가 하락은 북미지역의 셰일붐에 의한 원유생산 증가와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둔화로 공급과잉 현상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급증에 더해 리비아, 이란, 이라크 등 OPEC 주요산유국들의 생산차질물량 정상화와 경제제재로 감산에 동참할 수 없는 러시아의 수출공세 등 현재의 글로벌 원유시장은 사우디를 비롯한 일부 OPEC 주도국의 감산만으로는 가격방어에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기대대로 OPEC이 일간 200만배럴에 가까운 감산과 회원국별 쿼터를 도입하였다 하더라도 실효성에는 부담이 있는 상황이었다.


생산원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우디, UAE, 카타르 등은 전면적인 가격경쟁에 의한 공급감소를 선택했다. 이들은 낮은 생산원가와 수년간 비축한 막대한 오일머니의 필승카드를 들고서 미국의 셰일업체를 비롯한 비전통원유 생산자들과의 장기전을 선언했다.


그림 1. 주요 산유국별 생산원가 경쟁력 

자료: Natixis, Reuters, 하나대투증권


지정학적 리스크나 글로벌 수요의 반전이 없다면 이번 가격경쟁의 승자와 패자는 예정되어 있는 셈이다. 이미 국제원유가격은 패자가 될 수밖에 없는 미국 셰일업체들의 한계생산비용 이하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이다. 짧으면 수개월, 길면 2~3년의 인내기간을 거쳐 생산원가가 높은 북극유전, 심해유전, 오일샌드, 셰일원유 등 비전통원유 생산업체들의 투자축소와 생산중단 소식이 이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새로운 균형가격으로 수렴해 갈 것이다.

 

리비아, 이란, 이라크, 나이지리아, 알제리,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 원유의존도가 높은 취약 산유국들과 E&P(Exploration & Production) 및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의 고전이 예상되지만 소비비중이 높은 미국이나 선진유럽 및 아시아 소비국들의 입장에선 저유가 환경이 불편하기 보다는 오히려 반가울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 부담을 덜고 보다 완화적인 경기부양 여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유가반등을 도와줄 외부 조력자의 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림 2. 2015년 주요 산유국 재정균형 유가 (브렌트유 기준)

자료: WSJ, 하나대투증권



다만 몇가지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일단 올해 1분기에는 미국의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대이란제재 강화가능성과 2월 대선을 앞둔 나이지리아의 정치적혼란, 여기에 러시아의 금융시장 불안과 조기부양책을 비롯한 중국 수요변화 등이 반등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변수들이 지정학적 리스크나 일부 수요개선에 의한 것이므로 생산급증에 대한 궁극적 해결책이 될 수 없고 그 효과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결국 1월말에서 2월초에 드러날 에너지 기업들의 투자지출 축소계획과 이후 나타날 생산중단에 따른 공급증가 둔화흐름 속에서 국제유가 반등에 유효한 조기신호를 찾아야 할 것이다. 


50달러를 하회하기 시작한 현재의 가격에서 심리적 불안요인에 의한 유가의 추가하락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그렇지만 추가하락폭은 제한적인 수준으로 장기간 지속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저유가 상황에서 초봄에 진행되는 전통적인 정유설비의 보수기간 또한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당장 1분기에 의미있는 가격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반등흐름은 실적악화에 따라 생산중단 등의 의사결정이 서서히 반영되는 하반기 이후에나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국제유가의 중장기 균형가격은 셰일오일의 한계생산비용과 생산자 헤지가격이 내재된 장기 원월선물가격 등으로 추정되는 70달러 전후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3. 국제유가 급락 시기의 WTI 원월선물 가격수준

자료: Bloomberg, 하나대투증권


 

I MLP 가격급락에 따른 투자기회 판단

OPEC의 감산합의 실패는 저유가 지속과 이로 인한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 취소우려로 MLP 시장에서 투자자 이탈을 야기하였고 MLP 가격급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저금리 환경에서 인컴수익을 기대하며 급격히 증가된 투자자금도 MLP 가격변동성을 증폭시켰다. 그 결과 대표지수인 Alerian MLP Index 등에 포함된 MLP들이 상대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펀더멘털 측면을 본다면 대부분의 MLP가 전년수준 또는 그 이상의 수익을 배분하였고 저금리 차환으로 금융비용이 감소하면서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개선되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상되는 향후 금리상승 위험 또한 파생계약을 통해 일정수준 헤지하고 있으며 특히 MLP 인컴수익률과 10년만기 미국채 수익률간 스프레드는 작년말 기준 3.9%로 올라서서 최근 10년 평균인 3.4% 대비 저평가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부 섹터별로 살펴본다면 유가하락으로 업스트림  MLP들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 총수익 기준 43.2%의 손실로 에너지 가격하락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그런데 미드스트림  , 특히 파이프라인 MLP들은 하반기 가격조정에도 불구하고 18.5%의 총수익률을 기록하며 높은 성과를 보였다. 실제로 최소 5년에서 최장 50년에 해당하는 통행료 성격의 장기계약은 에너지 가격보다는 수송유량에 더 민감하다. 여기에 최소수송유량 조건이 부가되는 계약구조는 파이프라인 MLP의 현금흐름 안정성을 강화시킨다. 생산중단으로 수송유량을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의 낮은 가격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격민감도는 낮을 수 밖에 없다. 한편 탐사 및 생산에 집중된 업스트림 MLP의 경우 가격위험 노출이 매우 높긴 하지만 파생계약을 통해 대부분 1~2년간은 가격헤지를 수행하기 때문에 단기의 위험노출도는 경감되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표 1. MLP 사업분야별 현금흐름 안정성 및 가격민감도

자료: Morgan Stanley, 하나대투증권

 

유가하락에 따라 단기급락이 발생했던 지난 10월과 12월의 경우 반발매수로 MLP 뮤추얼펀드와 ETF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반등이 나타나기도 했다. MLP가 제공하는 6% 대의 인컴수익과 연 6% 내외 분배금 성장률은 저금리 환경에서 장기투자 대상으로 분명한 매력이 존재한다.


그림 4. 높을 수준의 MLP 분배금 성장률 (Alerian 지수 기준)

자료: Alerian, 하나대투증권


미국가스협회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25년간 에너지 인프라분야에 2,500억달러 이상의 신규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힌바 있다. 에너지 가격급락으로 투자규모는 축소가 불가피하겠지만 이번 가격조정은 리테일 보유비중이 더 큰 MLP의 특성상 상당부분 심리적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내의 에너지 소비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미드스트림 중심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장기 투자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판단되므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된다면 MLP의 가격반등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하부 섹터간 가격차별화 추가진행이 가능하므로 투자대상은 일단 분배금 성장이 확인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MLP 중심으로 한정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에너지 가격하락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서두를 이유는 없다. 하락이 안정되는 시점을 기다리거나 적어도 단기급락시 조금씩 분할매수하는 접근법이 바람직하다. 이자율 상승이나 규제 등 MLP 투자의 절대 위험요소가 아니라 심리적 요인에 의한 낙폭과대 상황이라면 저가매수를 위한 선별적 투자는 가능하다.



용어해설

I MLP(Master Limited Partnership) 

MLP(Master Limited Partnership, 마스터 합자조합)는 거래소(NYSE, NASDAQ)에 상장된 합자조합으로 일반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되는 투자자산이다. 사업분야와 신용위험 구조상 고위험-고수익의 특성을 지닌다. MLP는 일반법인이 아니므로 법인세 면제혜택이 주어진다. 일반적으로 운영수입의 대부분을 분배하지만 과세대상인 회계상 순이익이 실제 분배금액의 10~20% 수준에 불과하므로 자산이 최종 처분되기 전까지는 세금이 이연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대다수 MLP는 주로 북미지역의 에너지 인프라를 소유, 관리, 운영하는 사업을 영위하는데 셰일혁명으로 성장성이 높은 오일/가스의 운송 파이프라인과 저장설비 등 미드스트림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은 평균 6% 대의 인컴수익을 제공하며 분배금은 연간 6% 내외의 성장흐름을 보이고 있어서 저금리시대의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I 업스트림과(Upstream)과 미드스트림(Midstream) 

에너지 사업분야는 공정단계에 따라 업스트림, 미드스트림, 다운스트림으로 구분된다.  업스트림(Upstream)은 오일/ 가스의 탐사,  시추, 채굴에 걸친 자원생산 단계를 일컫는데 E&P(Exploration & Production)로도 불린다. 지하의 석유화학 자원을 탐사해서 지상으로 끌어내는 사업분야를 의미한다. 다음 단계에 해당하는 미드스트림(Midstream)은 지상으로 퍼올려진 오일/가스를 운송, 보관, 정제하는 사업분야를 지칭하는데 파이프라인은 물론이고 트럭과 철도운송, 저장탱크, 정유처리 등이 모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다운스트림(Downstream)은 생산된 석유화학 및 정제 제품을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판매, 배송하는 사업분야를 말하며 가솔린, 디젤, LPG 판매사업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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