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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 40조와 MBS 발행의 채권시장 영향

bondstone 2015. 4. 2. 01:25

 

안심전환대출과 MBS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투자자분들의 문의가 많아졌습니다.

공급측면에서 안심전환대출과 MBS 발행이 시장에 주는 영향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5년 구간의 스프레드 확대이자 커브 스팁 요인입니다. 또한 5년 중심의 스왑스프레드(IRS-KTB) 확대(정상화) 요인입니다.  

그러나 수요측면을 함께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요측면에서 외국인의 5년 혹은 보험사의 장기채 대기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요는 숫자로 예측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라 이 부분에서 아직 명쾌한 답을 내지 못했습니다.  

자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문의가 많으신 만큼 급한대로 고민하고 있는 몇가지 것들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공급측면: 안심전환대출 40조원은 일드커브 스팁, 스왑스프레드(IRS-KTB) 확대(정상화) 요인


1) 시장듀레이션 증가 요인입니다.
단기대출이 장기 MBS로 바뀌면서 40조원의 장기채가 시장에 공급됩니다. 발행만기별 비중은 1~3년 36%, 5~~7년 35%, 10년 이상 29%로 발행만기는 5년이 가장 많습니다. 작년에 발행된 MBS의 평균 발행듀레이션도 5.6년이었습니다. 약 5년 내외의 장기채가 주로 공급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수년간 대출자들의 상환통계 등을 고려하여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성된 만기구조이니만큼, 안심전환대출과 관련한 MBS나 IRS 리시브/페이 등의 수요는 대부분 5년을 중심으로 형성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은행의 IRS 리시브 언와인딩에 따른 커브 스팁 요인입니다.
은행은 고정금리조달(예금)과 변동금리운용(대출)의 미스매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리스크는 IRS 리시브를 통해 헷지됩니다. 은행의 변동금리대출이 한창 증가하던 2000년 중반에는 은행들의 IRS 리시브가 급증하면서 스왑스프레드(IRS-KTB)의 역전폭이 만성적으로 확대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증권사의 CMA/RP가 증가하면서 IRS 페이 수요가 어느정도 균형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변동금리대출 포지션이 감소한 은행은 IRS 리시브를 언와인딩해야 합니다(IRS 페이). IRS도 주로 5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년 스왑스프레드 확대(정상화) 요인입니다. 실제 2011~2012년 은행의 변동금리대출 잔액이 감소하면서 5년 스왑스프레드가 -25bp에서 +5bp 수준까지 약 1년에 걸쳐 정상화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최근 수년 동안 스왑스프레드의 레벨을 볼 때 지금은 오히려 리시브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있었습니다만, 수급이 달라졌습니다. 이번에도 2011~12년 사례처럼 5년 구간을 중심으로 주변 구간의 스왑스프레드 확대(정상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미 5년 구간은 오늘 정상화가 되었습니다.

3) 은행의 MBS 의무 매입도 커브 스팁 요인입니다.
은행은 대출을 넘겨준 만큼의 MBS를 의무 매입하여 1년 보유해야 합니다. 문제는 MBS를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겁니다. 은행의 채권듀레이션은 약 1년입니다. MBS를 매입하더라도 3년 이내 단기 MBS가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현재 1월말 현재 MBS 발행잔액이 39조원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그 중에서 3년 이내는 21조원 밖에 안됩니다. 그 중에서 이미 은행 보유물량이 5.2조원, 잠긴 것으로 추정되는 기금/보험 보유 물량이 6.8조입니다. 턱없이 부족한 3년 이내 MBS 유통물량 중에서 은행은 의무매입을 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이 과정에서 평소에 MBS에 관심없던 투자자들의 가수요가 붙을 수 있습니다. 이미 증권사들이 일부 매입하고 있는 듯 합니다. “반드시, 일정 기간 내에” 채워 넣어야 하는 채권은 정상적인 밸류에이션이 불가능한 “금테 두른 채권”이 됩니다. 국채금리보다 낮아져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3년 미만 MBS의 품귀나 숏 스퀴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은행은 3년 이상 MBS라도 매입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채권듀레이션이 너무 길어집니다. 이를 헷지하기 위한 장기 IRS페이나 선물매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두 1/5년, 2/5년, 3/5년 등 장기구간의 커브 스팁요인입니다. 

4) 주택금융공사의 MBS 발행 전 헷지도 커브 스팁요인입니다.
주택금융공사는 대출(이자수취)이 확정된 시점부터 MBS 발행(이자지급)시점까지 기간 동안 금리 리스크를 집니다(채권 롱포지션). 이를 헷지하기 위해 대출이 나갈 때마다 그 양만큼 선물매도나 IRS 페이를 통해 헷지를 합니다. 이미 계약된 20조원의 안심전환대출은 IRS페이(혹은 선물매도) 수요입니다. 커브 스팁 요인입니다. 그러다 추후 MBS가 발행되는 순간에는 물론 이를 모두 언와인딩해야 합니다.(이론적으로 MBS 발행 전까지는 페이수요가, 발행직후에는 리시브 수요가 생깁니다.)

5) 논란거리: MBS가 늘어난 은행의 국채 매입 여력이 축소된다는데...
은행의 대출이 감소하고 채권(MBS)을 의무 매입해야 하는 만큼 국채 매입 여력은 감소하지 않겠냐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 부분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이번 안심전환대출 등 가계부채 구조개선 프로그램의 목적은 “당국이 대출총량을 관리하되 변동금리대출을 고정금리대출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번 대책으로 인해 대한민국 가계대출 총량은 변함이 없습니다. 단지 은행만이 자산포트폴리오에서대출비중이 줄고 MBS 비중이 늘었다고 해서, 국채를 줄여야한다면 결국 대출비중은 다시 늘어야 합니다. MBS를 의무매입하게 한 취지가 대출을 넘기고 생긴 현금으로 대출을 다시 늘리지 말라는 것임을 감안하면 국채비중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물론 MBS 숏스퀴즈의 영향으로 단기 MBS금리가 국채금리 아래로 내려갈 수는 있습니다) 당국의 조치로 인해 은행의 자산포트폴리오가 변한만큼 여러가지 건전성 혹은 유동성 비율상의 혜택등이 주어질 것으로 봅니다.  

2. 수요측면: 커브스팁을 저해하는 요인들

안심대출 출시 이후 고민은 “왜 커브 스팁 요인이 명확한데 시장이 반영하지 않을까?”였습니다. 혹시 MBS가 늘거나 매도(페이) 헷지가 늘어나는 양보다 더 많은 매수가 들어오는 것은 아닌가.. 에 대한 고민입니다. 


일단 안심전환대출과 관련한 수요로는, 

1) 단기 MBS 발행잔액 부족이 장기물로 확산될 경우입니다.
단기 MBS가 유통 자체가 잘 안된다면 그 수요가 물량이 넉넉한 5년등 장기 MBS로 강하게 넘어올 개연성이 있습니다. (물론 은행은 듀레이션 리스크를 또 헷지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앞에 수요측면의 3)번에서 다뤘습니다) 

2) 본드스왑 거래(5년 국채 매수+5년 IRS페이)에 따른 5년 국채 강세 가능성입니다.
뒤의 3), 4)에서 살펴보겠지만 외국인의 3~5년 국채수요 혹은 보험사의 장기물 수요 때문에 커브 스팁 압력은 다소 희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커브보다 분명해 보이는 것은 스왑스프레드 정상화입니다. (안심전환대출 관련 IRS는 모두 페이 수요입니다만, 리시브 수요는 앞서 4)번의 MBS 발행 직후 주택금융공사 외엔 딱히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국고5년 지표물(15-1)의 발행잔액이 2.6조원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외국인을 포함하여 본드스왑 거래가 유입되는 그 과정에서 스왑스프레드는 더 빠르게 정상화되고, 국채커브는 IRS커브에 비해 스팁이 덜 되거나 오히려 플랫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3) ECB QE에 따른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매수 가능성입니다.
이 부분은 [Bondstone] ECB의 국채매입, 유럽계 자금이 몰려온다(2015.2.24)에서 말씀드렸습니다.

https://bondstone.tistory.com/16158231

공교롭게도 유로존 국채시장의 듀레이션은 약 6년입니다. 주로 유로존 은행들이 ECB에 채권을 매도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다소 짧은 3~5년이 매수대상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3월 이후 외국인 자금은 매일 꾸준하게 3~5년 국채를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중입니다.  

또한 최근 수개월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원화국채를 매수하고 있는 중국 외환보유고도 주로 5년 국채를 매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로존 국채시장의 약 30%가 마이너스 금리에 진입해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을 포함하여 최근 원화채권의 큰 손인 노르웨이, 스위스의 외환보유고 역시 유로존 국채비중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금리가 높고 안전하며 유동성이 확보된 원화국채 매수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4) 보험사의 미뤄뒀던 장기채 매수 가능성입니다.
보험사들은 작년부터 채권을 많이 담지 못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30조원 가까이 증가한 MMF에는 보험사 자금도 상당부분 유입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벌써 3개월이 넘었습니다. 얼마나 더 견뎌낼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그나마 작년에는 국채 대신 해외채권투자를 크게 늘렸습니다. 생보사의 월평균 해외투자 순투자 규모는 13년 1,700억원에서 14년 무려 8,90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매월 약 1조에 가까운 해외투자가 늘어났다는 의미입니다. 그 영향으로 국내채권 순투자는 월평균 2.4조원에서 2.1조원으로 감소했습니다. 

문제는 작년에는 환 헷지를 1년 미스매치로 했을 때 얻어지는 환 프리미엄이 약 150~200bp였습니다만, 지금은 70bp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향후 1년 뒤에 롤오버할 시점에는 이미 미국이 기준금리를 몇차례 인상한 이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롤오버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작년만큼 환 헷지 미스매치를 통한 해외채권투자 규모가 늘어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그 수요는 국내채권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14년 국내채권 순투자 규모가 13년 대비 무려 3천억이나 감소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대도 작년에 장기금리와 커브는 큰 폭으로 눌렸습니다. 채권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채권발행잔액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보험사의 국내채권 투자가 증가하는 속도가 여전히 훨씬 빠릅니다. 전체 채권시장에서 보험사의 점유율은 작년에도 계속 상승했습니다. 만성적인 공급부족은 여전합니다. MBS가 어느정도 숨통은 트여주겠습니다만 커브 스팁 요인을 희석시켜 줄 수 있는 요인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5) 마지막으로 IRP의 증가입니다.
올해부터 퇴직연금에 대한 별도 세액공제가 300만원으로 늘었습니다. 여러 금융회사들이 연금과 퇴직연금 캠페인에 돌입했습니다. 현재 퇴직연금은 총 107조원, IRP(개인형퇴직연금)는 약 8조원에 불과한데다 보유채권의 듀레이션이 여전히 1년 내외로 짧은 것으로 추정되어 큰 영향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사회전반적으로 연금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앞서 보험사의 수요우위 요인과 함께 커브 스팁을 완화해주는 요인입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