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dstone

경쟁력을 잃은 한국경제, 일드커브 평탄화

bondstone 2015. 7. 20. 17:56

월요일 아침에 나간 리포트는 여러가지 경로로 전달해드렸습니다만, 

자료에 대한 해설(?)은 이제서야 정리해드립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상당히 혼란스럽습니다만, 이슈들과 시장전망에 대하여 간략하게 요약해봤습니다.


1) 그렉시트 우려 완화

극단적인 치킨게임에서 한쪽(그리스)은 “일단 안나간다”는 걸 전제로 전술을 짰고, 한쪽(독일)은 “5년간 나가있어라(Grexit)”라는 진정한 벼랑끝 전술을 펼쳤습니다. 아시다시피 결과는 그리스의 완패입니다. 구제금융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개혁입법도 상당히 혹독합니다. 노동법과 연금개혁은 물론 재정지출 자동삭감, 국유자산 매각, 사법개혁, 시장개방 등 모든 항목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제 문제는 그리스의 은행들인데요. 그리스 은행들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공적자금 투입이 아닌 예금자들의 손실부담을 입법화했습니다. 키프러스 때는 거액예금의 30%를 헤어컷 했습니다. 그리스도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나면 유럽공동기구(ESM, EFSM, ECB)등이 그리스은행들의 자본확충에 참여하면서 그리스 은행의 주권을 공동 소유하게 되는 방향입니다. 공동기구들의 최대 지분국은 당연히 독일입니다. 은행동맹을 거쳐 재정동맹으로, 독일이 원하는 그림으로 가는 모습입니다. 그리스에게는 통탄할 일이지만, 유로존 전체로서는 주가가 반등하는 등 다시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렉시트(Grexit)만 아니라면 다시 유로존의 경기회복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중국경제 둔화와 한국

중국과 한국은 여러 면에서 처한 상황이 닮아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동안 “한국경제는 나빠도 한국기업은 괜찮다” 였습니다만, 이제는 “향후 2~3년 동안은 한국기업의 리스크를 제대로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한국기업과 한국경제는 2011년말까지 전세계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후 미국, 일본, 유로존, 중국 등은 우리경제가 정체상태에 들어간 2012년 하반기에 양적완화, OMT 등 경기부양을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이후 3년 반 동안 무역가중치와 물가를 감안한 실질실효환율로 보면 중국이 21%로 전세계에서 환율의 절상률이 가장 높고, 2위가 18%로 한국입니다. 일본은 반대로 32%가 절하되었습니다(그림1). 당연히 중국과 한국기업의 수출경쟁력은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그러면 내수가 커버해줘야 하는데, 중국과 한국은 똑같이 신흥국 중에서 민간부채/GDP 비중이 가장 높은 1, 2위 국가들입니다. 부채가 많다 보니 경기부양은 소극적일 수 밖에 없으며 통화는 상대적으로 강해졌습니다. 통화강세는 강력한 디플레 압력으로 돌아옵니다. 부채가 많은 나라들이 디플레가 되면 실질부채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채무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집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가처분소득의 거의 40%를 부채를 상환하는 데 쓰고 있기 때문에 소비는 구조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창 일해야 할 25~49세 핵심생산가능인구는 이미 2008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부채비율을 줄이는 디레버리징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부채를 줄이거나 자산을 늘리는겁니다. 부채를 줄이는 디레버리징이 진행된다면 향후 한국의 내수는 급격히 둔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럼 자산을 늘려야 하는데 이 방법이 바로 주식과 부동산가격을 끌어올리는 양적완화(QE)였습니다. 우리는 기축통화국이 아니라 한계가 있고, 핵심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이 효과도 약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막대한 현금이 있기 때문에 당장 망하진 않습니다만, 구조적인 내수부진에 이제는 완전한 가격경쟁력 상실로 수출까지 망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기업들의 신용위험은 이제부터 시작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거듭, 고정관념을 깨고 신용위험을 잘 봐야 할 시점입니다.


3) 미국의 금리인상

옐런은 연내 이른 시점에서의 금리인상과 이후 점진적 정상화를 지난주에도 여러차례 시사했습니다. 연방기금금리는 내년말 1.0% 수준을 예상합니다. 1년에 FOMC가 8번 열리는데, 두차례 회의 중 한번을 올리는 꼴입니다. 비교적 매파적인 속도입니다. 내년말 기준금리 1.0% 정도는 현재 미국의 장기금리와 달러인덱스에 거의 다 반영되어 있다고 봅니다. 9월 금리인상 전까지는 달러인엑스는 전고점(달러인덱스 100.4, 현재 97.3)을 넘지 않는 강세, 그리고 장기금리는 고점(2.50%)을 넘지 않겠지만, 금리인상 이후에는 달러는 약세 전환되고 장기금리는 하락한다는 기존의 뷰를 유지합니다.


4) 일본의 약진

유로존과 일본은 양적완화 효과로 올해 초 턴어라운드했던 지역입니다. 유로존이 그리스로 헤매는 사이에 일본경제가 약진하고 있습니다. 무역수지는 흑자로 전환되었고, 기업이익 증가로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면서 임금이 오르고 가계의 소득도 증가했습니다. 엔고 하에서 20년간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친 일본기업들이 이제 우리기업들을 기술력뿐 아니라 가격으로도 압박하고 있습니다. 엔-원환율은 2011년말 1,575원에서 882원까지 낮아졌다가 현재 932원 수준입니다. 3년 반 동안 엔화 대비 원화절상폭은 무려 79%에 달합니다. 현재 69% 수준으로 조금 나아(?)졌습니다. 현재는 BOJ가 추가 양적완화를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가을쯤 추가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쉽지 않은 흐름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달러-원 환율은 2011년 10월에 1,208원이 단기 고점이었습니다.


5) 글로벌 자산배분전략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하반기 수익률 제고를 위한 주식 등 위험자산 매수의 기회라는 시각은 동일합니다. 선진국 중 저평가된 일본주식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유럽주식을 선호합니다. 경제성장의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는 소비관련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과 코스닥의 상승세 지속을 예상합니다. 연준의 금리인상 시사로 달러강세가 일단 재개되었습니다. 더구나 이란 핵협상 타결로 최근 한달 사이에 국제유가가 15% 넘게 하락하면서 다시 인플레 기대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장기금리 하락 요인입니다. 미국의 단기금리는 미국 금리인상 시사로 소폭 올랐지만 장기금리는 유가하락을 재료로 하락하면서 장단기 스프레드는 축소되고 있습니다.


6) 국내 금융시장 전망

채권: 추경편성 등 정책공조 효과로 국고10년 금리가 박스권(2.40~2.60%)에 머물고 있습니다만, 현재의 일드커브에는 상당부분 선반영되었다고 판단합니다. 수정된 경제전망 역시 3분기에 또 다시 하향수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 2.6% 성장이면 선방입니다. 국고10년 금리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락, 그리고 한국경제와 기업에 대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박스권 하단(2.40%) 아래로 하락하고 국고 3/10년 스프레드는 50bp대 후반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식: 일시적으로 1,150원을 넘어서며 숨통을 트여주고 있는 달러-원 환율 등으로 KOSPI는 글로벌 주식시장과 함께 동반 상승을 전망합니다. 비용 절감을 통한 기업 영업이익 싸이클의 개선을 예상합니다만, 이익전망의 신뢰도가 높진 않습니다. 3분기 반짝 상승 후에는 오히려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씀드린대로 코스닥을 포함하여 기존 주도주의 상승세가 여전할 것으로 봅니다. 


외환: 달러-원 환율은 3분기 중 예상했던 상단인 1,160원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상향 돌파시에는 1,200원까지의 상승을 열어두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에는 달러약세 전환과 맞물려 달러-원 환율도 하락전환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상입니다.



[Bondstone] 경쟁력을 잃은 한국경제, 일드커브 평탄화

https://goo.gl/4TPRZ9


결론

1. 한국경제와 기업에 대한 위기의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2년 이후 원화 절상률은 압도적인 2위다. 수출부진과 기업위기는 가격경쟁력 상실에 기인한다.

2. 수출부진을 메워줘야 할 소비는 생산가능인구와 과다부채 등 구조적 제약요인으로 더 어렵다. 핵심생산가능인구(25~49세)는 08년부터 이미 감소 중이다.

3. 이른 금리인상과 이후 점진적 정상화, 국제유가 급락은 모두 일드커브 평탄화 요인이다. 국고10년 금리는 2.40%을 하회하고 10년-3년 스프레드는 50bp대 후반까지 축소를 예상한다.


한국경제와 기업의 위기는 가격경쟁력 상실에 기인

금리인하와 추경편성 등 3년 만의 정책공조와 저유가의 긍정적 영향, 하반기 물가상승 기대는 이미 선반영되었다. 국고 3/10년 스프레드는 아직 70bp 부근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 수정 경제전망의 하방위험이 여전히 높은데다, 한국 대표기업들의 실적발표를 계기로 한국경제와 기업에 대한 위기의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2년 이후 원화 실질실효환율의 절상률은 18.4%로 중국에 이어 압도적인 2위다. 수출부진과 기업 위기는 가격경쟁력 상실에 기인한다.


구조적 측면의 가세로 더 어려운 소비, 핵심생산가능인구는 이미 감소

수출부진을 메워줘야 할 소비는 구조적 측면의 가세로 더 어렵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0년대 평균 3.6%에서 20년대에는 2.6%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부문의 기여도가 (-)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25~49세의 핵심생산가능인구는 이미 08년을 정점으로 감소 중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과다부채는 소비의 구조적 제약요인이다. 10년 뒤 국고10년 금리는 1%대 중반까지 낮아질 것이다.


채권전략: 글로벌 커브 평탄화. 국고10년은 박스권 하단(2.40%)을 하회할 것

옐런 연준의장은 연내 이른 시점에서의 금리인상과 이후 점진적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그렉시트 우려 완화에 따른 유로캐리트레이드 재개와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으로, 달러강세와 인플레 기대 약화가 나타나고 있다. 모두 커브 평탄화 요인이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국채시장의 일드커브가 평탄화되고 있다. 원화채권시장에서도 국고10년 금리가 박스권 하단(2.40%)을 하회하면서 3/10년 스프레드는 50bp대 후반까지 축소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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