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redit

응답하라 중앙은행: 유럽은행 코코본드

bondstone 2016. 2. 11. 04:03


안녕하십니까 하나금융투자 신동준입니다.
설 연휴를 거치는 동안 중요한 뉴스들이 있었습니다.  

예상치는 하회했지만,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기에는 명분이 약했던 1월 미국 고용지표
미국의 1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15.1만명 증가했습니다. 예상치(+19만명)를 하회하기는 했습니다만, 작년 12월 옐런 연준의장이 “일자리 제공을 위해서라면 매월 10만개 이하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했던 가이드라인에는 충분했습니다. 최근 6개월 평균은 21.5만명입니다.  

노동시장을 떠났던 인력들이 돌아오면서 경제활동참여율은 상승했습니다. 그런데도 실업률이 8년 만의 최저치인 4.9%로 전월보다 0.1%p 더 하락했다는 것은 노동시장이 상당히 견조하다는 의미입니다. 근로시간도 늘었고, 임금상승률의 상승추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몇차례 말씀드린대로, 작년 9~10월과 같이 연준이 먼저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줘야만 그동안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습니다. 즉, 달러약세--> 국제유가와 신흥시장의 반등--> 여타 중앙은행들(ECB와 BOJ,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의 경기부양(통화완화와 재정확대)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1월말처럼 BOJ가 먼저 나서는 형태는 오히려 달러를 상대적으로 강하게 만들기 때문에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기 전에 달러강세--> 국제유가 하락과 신흥시장의 하락이 먼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1월 고용지표는 예상치는 하회했지만,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늦춰줄 명분을 주기는 어려웠습니다. 11일 새벽 옐런의장의 발언은 “금리인상 지연 시사” 혹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 여부 검토”로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만,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인상을 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기존의 의견을 재확인해준 것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중국 등 해외경제의 상황이 미국의 경제성장에 위험을 야기한다면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 지금은 그 위험을 측정하고 있는 단계다”라는 1월 FOMC의 모호한 스탠스를 이어갔습니다.  

유럽 은행: 정작 도이치뱅크보다는 주변국 은행, 나아가 국채로 전이 위험이 문제
현지시각 2월8일, 독립 크레딧리서치 회사인 CreditSights는 “도이치뱅크는 올해 이익감소와 비용증가로 배당가능한 이익이 소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년 코코본드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s: 조건부 자본증권)는 바젤3 시행에 따라 은행이 BIS비율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Tier1자본 인정)과 후순위채(Tier2자본 인정)를 의미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구제금융에 납세자의 세금이 사용(bail-out)되었던 전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유사시 은행의 손실을 정부 대신 투자자들이 부담(bail-in)하도록 한 채권입니다. 즉 코코본드는 은행의 위기 발생 시, 공적자금 투입 이전에 은행 보통주자본(CET1)으로 전환(또는 상각)되면서 은행의 자본력을 복원시켜주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코코본드는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모두 둘 다 심각한 자본훼손이 발생한 경우 상각 혹은 주식전환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의 경우에는 심각한 자본훼손이 아니더라도 1) 이자(배당) 지급 가능 이익이 없는 경우, 또는 2) (이자 지급 등으로 규제를 위반하게 될 경우) 규제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이자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이자를 지급하지 않더라도 무조건 상각되거나 주식전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편, 도이치뱅크 코코본드의 상각 조건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5.125% 이하입니다만, 아직 11%대로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표 1. 도이치뱅크 코코본드 발행개요

발행자 Deutsche Bank AG, Germany
채권 신용등급 Moody’s Ba3 (발행자등급: Baa1)
S&P BB+ (발행자등급: BBB+)
발행금액 및 이자율 EUR (17.5/6.00%) USD (12.5/6.25%) GBP (6.5/7.13%)
(비누적적, 이자율은 5년마다 조정)
발행일 2014.05.27
만기일 영구채 (2020년부터 콜 옵션행사 가능)
자본종류 Additional Tier 1 (AT1)
이자지급 정지 조건 ① 이자(배당)지급 가능 이익이 없는 경우
② 규제자본비율 훼손 가능 시 (이자지급시 자본비율 하락으로 규제를 위반하는 경우)
상각조건(Wirte Down)
:Trigger Event
보통주자본비율(CET1) <5.125%
베일인(Bail-in) 가능함
자료: Moody’s, 하나금융투자



도이치뱅크는 1) 자기자본규제 강화에 따른 IB부문의 자산가치 하락과 상각, 2) 리보 금리와 환율 조작 등의 혐의에 따른 대규모 과징금 부과 등으로 최근 2분기 연속 당기순손실(80억유로)을 기록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신용등급도 BBB등급으로 기타 유럽은행들보다 낮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자본충실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 밖에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자회사인 중국 화샤은행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은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유럽 은행연합의 가이드라인은 2016년 1월부터 개별 은행이 자체적으로 일부 손실을 분담(bail-in)하게 한 이후 공적자금을 투입(bail-out)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손실분담은 주주-코코본드(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후순위채권)-여타 후순위채권-선순위채권과 예금자 순으로 부실자본의 8%까지 자본손실을 메운(bail-in) 다음, 공적자금을 투입(bail-out)합니다. BIS(국제결제은행), 유럽 은행연합, FSB(금융안정위원회) 모두 bail-in 상황이 발생하기 전 선제적 자본확충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나라별로 상이한 규제 때문에 현재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각국별로 상황에 맞게 해석하여 도입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은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선순위 또는 예금자까지 손실을 함께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는 예금자와 선순위채권자 보호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독일은 1차적으로는 은행 스스로의 해결(bail-in)을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탄탄한 정부의 재정여력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반면 포르투갈과 이태리, 스페인 등 주변국들은 은행이 문제가 될 경우 뒤를 받쳐줄 재정여력이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은행의 NPL비율이 유로존 평균(6.8%, 15년 6월말 기준)보다 크게 높은 이태리(16.7%)와 스페인(12.2%) 은행들로 위험이 확산될 조짐이 엿보이기 시작했습니다. 5%대에서 거래되던 도이치뱅크 코코본드 금리는 최고 7.7%까지 급등했고, 스페인 산탄데르와 이태리 유니크레딧 은행의 코코본드 금리도 각각 7%, 10%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미 한달 여 전에, 선순위채권자들의 손실부담 사례도 있었습니다. 작년 12월30일 포르투갈은 누보뱅크(Novo Banco: 2대 은행이던 Banco Espirito Santo가 파산위기에 처하자 배드뱅크와 분리하고 남은 굿뱅크)의 선순위채권 52개 중 5개를 배드뱅크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채권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전례가 있습니다. 2년여 만에 7%대에서 1%대까지 급락했던 포르투갈 국채10년 금리는 동 사건을 전후한 12월초 2.26%에서 3.67%까지 2개월 만에 140bp가 폭등했습니다(동 기간 독일 -23bp, 프랑스 -18bp).  

2월부터는 여타 주변국으로도 전이되고 있습니다. 1월말까지 독일금리와 함께 하락하던 스페인과 이태리 10년 금리 역시 2월 이후 빠르게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2월 이후 스페인과 이태리 10년 금리는 각각 24bp, 27bp 급등했습니다(동 기간 독일 -9bp, 프랑스 -3bp).  

응답하라 중앙은행
유럽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는 근본적으로 1) 유로약세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유로존 경기의 둔화 가능성과, 2) 마이너스 예치금 금리 도입에 따른 예대마진의 급격한 축소에 기인합니다. 은행들은 중앙은행에 예치한 초과현금만큼 보관료(이자)를 뜯기지만 예금자들에게 이를 전가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경쟁적 통화완화를 통해 순차적인 경기회복을 이끌어 내던 선진국들은, 그마나 제로금리 이후 ‘마이너스 예치금 금리’를 도입함으로써 “마이너스 더 깊은 곳으로의 금리인하” 카드가 남아있음을 과시해 왔습니다. 그러나 유럽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 배경이 경기둔화와 마이너스 금리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더 이상의 마이너스 금리인하는 오히려 펀더멘털에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더구나 BOJ는 마이너스 예치금 금리를 도입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복잡한 방어벽을 만들었음을 시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중앙은행들은 더 이상 어떤 정책 카드를 사용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좀 더 확인을 해봐야겠습니다만, 기존의 IMF SDR에 편입된 4개 통화(달러, 유로, 엔, 파운드) 간에는 상호 통화스왑이 열려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최근 리스크들의 근원은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달러강세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위안화 약세가 있습니다. 9월부터 위안화의 SDR 편입이 발효된다는 것을 확인해준다면, 혹은 그를 IMF의 재량(?)으로 앞당길 수 있다면 자본유출도 막고, 중국도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달러강세도 누그러뜨리는 상당한 효과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G20 등 당국자들의 발언들을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채권전략
유럽은행권의 위험과 글로벌 장기금리의 급락으로 국내 장기금리도 사상최저치 경신을 이어갈 것입니다. 한미 장기금리는 연준과 관계 없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이며, 국고10년은 연내 1.70%까지 하락을 예상합니다. 이미 한차례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3년 이하 단기영역이 연속 인하를 반영하기는 다소 이른 만큼, 커브 플래트너를 유지하되, 3/10년 스프레드 35bp 이하에서는 스티프너 전환을 권고합니다.

(추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인하할 수 있겠냐는 질문이 많습니다. 저희는 3월 한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미국이 금리인상을 멈춘다는 명백한 시그널을 보내거나, 인하한다는 인식이 컨센서스가 된다면 두차례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이르다고 봅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여부와 관계 없이, 나아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장기금리의 하락속도는 더 빨라질 것입니다. "중앙은행에 맞서지 마라"고 합니다. 기준금리가 지배하는 3년 이하 단기물이 아닌 장기채는 중앙은행이 컨트롤 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경기는 나빠지는데 중앙은행이 매파적이라면 당연히 미래의 성장과 인플레는 빠르게 낮아질테니까요. 미국의 금리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베팅해놓고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세력이 있다"는 표현은 아이러니하게도 장기채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기회를 주는 것 같네요.  

이상입니다. 

 

160211_신동준_이미선_BondFlash.pdf

Global Credit_도이치뱅크_160211.pdf

메모_160211_코코본드.doc

 

 

[BondFlash] 도이치뱅크 코코본드 이자미지급 가능성 제기
https://goo.gl/WqsWR1
- 도이치뱅크가 내년 코코본드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것이란 주장 제기되면서 유럽은행 건전성 우려 증폭
- Tier1 코코본드의 이자지급재원이 부족할 경우 이자미지급이 발생할 수 있어 은행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전망
- 채권전략: 장기채 매수와 커브플래트너 유지, 3/10년 35bp 이하에서는 스티프너 전환

[Global Credit] 도이치뱅크 코코본드 이자 미지급 가능성 점검
https://goo.gl/EqynBW

1. 도이치뱅크 코코본드 이자 미지급 가능성 제기
   : 도이치뱅크 코코본드 이자미지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럽 금융주 폭락 및 유럽 코코본드 가격 하락
  1) 코코본드(CoCo, Contingent Convertible bonds: 조건부자본증권) 
  2) 도이치뱅크 코코본드 발행개요  3) 도이치뱅크 현황


2. 도이치뱅크 코코본드 이자 미지급 가능성 제기
- 이자 미지급은 채권의 상각(또는 전환)이나 은행 도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 다만, 이자를 미지급시 향후 채권자들의 신뢰도 저하에 따라 향후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음
- 은행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한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