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ECB와 고용지표 시나리오 정리

bondstone 2017. 3. 9. 17:39

오늘 ECB와 금요일 고용지표 관련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이번 일요일부터 미국은 서머타임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다음주 FOMC 성명서는 3시에 나옵니다.



1. 덜 완화적일 수 있는 ECB, 그리고 유로/달러 환율

이번 성명서에서는 완화 편향(easing biases)이 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머서 ECB 이사(약간 매파)는 성명서에서 완화적인 표현들을 제거하면서, ECB가 점진적인 변화를 암시하는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의외로 3월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를 띄웠던 연준처럼 ECB 역시, 시장이 비교적 평온할 때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해 한 발자국 가고 싶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시점입니다.


아래와 같은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1) "We continue to expect them to remain at present or lower levels for an extended period of time"에서 "or lower levels"가 빠질 수 있습니다.

포워드 가이던스 수정을 통한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 표명으로 읽힐 것입니다.


2) 성장 위험이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의미의

"The risks surrounding the euro area growth outlook remain tilted to the downside and relate predominantly to global factors." 문장 자체가 수정될 수도 있습니다.

혹시 있을지 모를 위험에 대한 경계태세를 낮추는 모습으로 해석될 것입니다.


참고로 ECB의 위험 평가는 2011년 11월 드라기 취임 이후 계속 하방 위험에 방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PMI 같이 강한 유로존 경제지표들을 놓고 계속 이렇게 성장의 하방 위험을 강조할 수는 없지 않겠냐는 것이 시장의 평가입니다. 실제 지난 회의 의사록에서도 위험이 점차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3) "A very substantial degree of monetary accommodation is needed"에서 "very"가 빠질 수도 있습니다.

1), 2)에 비해서는 작은 변화지만, '통화완화 사이클이 고점을 형성했다'는 인식이 생기는데에는 충분해 보입니다.


4) 물가 (또는 GDP)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CPI는 이미 작년 12월 전망치를 크게 넘어서고 있기 떄문에 수정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Core CPI (HICP excluding energy and food)의 전망까지 상향 조정하면 테이퍼링 우려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최근 CPI 상승에도 불구하고 Core CPI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드라기 ECB 총재를 비롯한 ECB 비둘기파 인사들이 테이퍼링은 멀었다고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다음주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 보니 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이 나와도

유로/달러 환율을 위로 이끌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주 FOMC에서 점도표 상향 조정을 통해 연내 기준금리 인상 4차례 가능성을 드높이지 않는다면, ECB의 완화 편향적 문구가 제거된 효과로

유로/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FOMC 이후보다는 FOMC 점도표의 향방을 예고해줄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에 유로/달러 환율의 방향이 결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유로가 강세로 간다면 전일 급락한 유가의 반등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2. 고용지표, 이번에도 결국 임금이 핵심

내일 모레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됩니다. 전일 발표된 ADP 민간고용은 예상치를 크게 뛰어 넘었습니다. 자연스레 금요일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자수(NFP) 전망치도 상향조정됐습니다.


현재 NFP가 시장을 실망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옐런이 지난주 연설에서 장기 트렌드는 월간 75K~125K 증가라고 밝혔기 때문에 눈높이도 높지 않습니다. 작년 5월(43K)처럼 쇼크만 아니면 NFP가 3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가로막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애틀랜타 연준이 GDPNow에서 미국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0.1%p 하향 조정했습니다.

미국 작년 4분기 GDP 성장률 수정치는 1.9%입니다. 작년 4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1%대의 성장을 한다는 얘기인데, 연준의 장기 성장 (Longer run) 전망치 1.8%를 하회하는 것입니다.

(트럼프가 말한 4% 성장과는 더 거리가 있습니다.)


성장률이 높지 않은데 신규고용이 계속 증가한다는 것은 생산성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만약 내일 모레 주간평균임금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면 (현재 전망치 0.2%MoM) 노동비용이 기업에 부담이 되어 경기 둔화 우려를 높이기 전에 연준은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현재 20% 내외로 계산되는 연내 4차례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임금상승 압력이 1월 (0.1%MoM)에 이어 2월에도 낮게 나온다면, 연준은 균형실업률이 연준 추정치 4.8%보다 더 낮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반대로, 연내 3차례 인상 가능성마저 재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임금상승 압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경제활동참가율 증가에 따른 실업률 상승'과 같은 현상이 더해지면 노동시장 유휴인력 (labor market slack)이 많다는 생각은 더욱 강화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