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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케어 법안 폐기와 중기 자산시장 View 점검

bondstone 2017. 3. 27. 13:59

트럼프케어 법안 폐기와 중기 자산시장 View 점검


트럼프케어 법안 폐기, 그 다음은?

트럼프케어 법안은 상정하지 못하고 폐기됐습니다. 이제 나올 수 있는 것은 1) 조세개혁, 2) 2018년도 예산안입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여전히 8월 이전에 조세개혁을 마무리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습니다. 조세개혁과 2018년 예산안은 연계되어 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민주당의 협력을 이끌어내겠다고 했지만,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폐지에 실패한 날에도 민주당을 비난하는 트윗을 했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 정을 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1) 고소득자 감세가 아닌 중산층 감세를 포함한 조세개혁에는 찬성할 수 있고, 2) 정부와 공화당이 정부지출이 있는 인프라투자로 선회한다면 협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선거 유세기간 동안의 공약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민주당도 트럼프의 전향적인 구애가 없으면 덜 협력하는 것이 2018년 중간선거를 위해 나은 전략입니다. 트럼프케어 법안 폐기 이후 여러 기대들이 떠올랐지만, 냉정하게 보면 오바마케어 폐지 실패로 트럼프가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이 줄어든 게 사실입니다.


(단, 민주당과의 협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1970년 이후 단임한 적이 없는 연준 의장을 연임시킬 가능성은 높아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올해 중반 즈음에는 연준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통화완화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가질 법 합니다.)



조세개혁은 정말 수월할까?

공화당은 ‘전반적으로’ 감세를 선호하므로, 오바마케어 폐기/대체와는 달리 감세를 기반으로 한 조세개혁은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보험안은 7년 넘게 논의해왔던 주제였는데 반해 조세개혁은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섣부르게 조세개혁 처리가 건강보험보다 쉬울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공화당 의원은 대체적으로 재정중립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 폐지에 실패했으므로 감세를 할 재정 여력은 그만큼 줄어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세율을 덜 낮출지, 아니면 감세를 기존안처럼 크게 하고 여러 세금감면 혜택을 줄일지를 놓고 선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주/지역별 세금감면 혜택 축소안을 밀어붙인다면, 감세를 지지하지 않을 공화당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면 다른 곳에서 세수가 생겨야 하는데, 가장 유력한 곳은 국경조정세입니다. 현실적으로 감세를 화끈하게 해서 판세를 뒤집으려면, 반발하는 업계의 로비와 소수 의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경조정세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라이언-브레디의 국경조정세에 대해 공화당 상원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있습니다. 감세는 좋지만 국경조정세로 인한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 (유통 등)에서는 반발이 있을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월마트의 지원을 받는 의원들이 난처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국경조정세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범한 감세안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어정쩡한 법안이 나오면 이번 트럼프케어와 비슷한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지율 30% 중반대의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의회 권력에 의해 첫 어젠다가 좌절된 트럼프 대통령을 안타깝게 여긴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지층이 소수정예화되는 것이 좋지 않은 일입니다.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외부로 화살을 돌려야할지 모릅니다.(MB의 ‘4대강 사업’처럼 의회의 도움없이 가능한 정책이 무엇인지는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

금요일 미국 시장은 트럼프케어 폐지에도 불구하고 조세개혁 기대로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조세개혁은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이익집단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개별 의원들의 협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확인되었습니다. 트럼프케어 법안 대체를 통한 예산 확보는 물론, 조세개혁과 인프라투자 모두 당초 기대치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좌절을 맛본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취임 전후로 트럼프는 중국을 비롯한 교역국에 대해 덜 강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장이 안도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4~5월에는 반대의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4월에는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나오고 미중 정상회담, 미일 경제대화가 열립니다. 5월부터는 NAFTA 협의가 시작됩니다. 8월 이전까지 조세개혁을 추진하면서, 지지자들을 결속시키고 또한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미국민들의 지지를 높이기 위한 방책으로 보호무역정책이 전면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뚜렷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입법부에 의존하지 않고 행정부가 해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정책이므로 개연성이 높습니다.



중기 View 점검: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트럼프 법안 폐기로 주말 미국시장은 안도했지만, 트럼프 모멘텀은 이를 계기로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합니다. 1분기가 실물 경제지표와 괴리되어 주가가 한껏 높아지는 시기였다면, 2분기는 그 괴리가 좁혀지는 기간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주에 발표된 투자 지표는 기대치를 하회했습니다. 소프트 지표에서 확인된 심리가 실제 성과로 나오지는 않고 있습니다. GDPNow의 1분기 GDP 전망은 1.0%입니다. 경기 펀더멘털과 시장 가격이 괴리된 상황입니다.


BoA-메릴린치 조사에 의하면, 투자자들은 글로벌 주식이 비싸지 않다고 생각한다 합니다. 하지만 미국 주식은 비싸다는 평가입니다. 미국 주식은 전주 금요일 장막판, 트럼프케어 실패에 따른 낙폭을 조세개혁 기대로 만회했습니다 (트럼프는 ‘트럼프랠리로 보여준 성원에 고맙다’라는 트윗도 날렸습니다). 하지만 안도감은 일시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당분간 미국 주식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주식 이외의 주식은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경제는 개선속도가 다소 약해졌지만, 유로존 경제가 강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유로존은 PMI가 6년래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으로 매크로가 불안정해지면 ECB의 긴축 선회 우려가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과 관계가 틀어진 중국 역시 일대일로 등 인프라투자를 통해 당분간 제 갈 길을 갈 것으로 보입니다(5/15 일대일로 정상회의). 신흥시장은 연준의 6월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된다는 것이 상대적으로 호재입니다. 아직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는 단계는 아닌데다 연준이 버텨주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도 달러약세와 함께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계속될 것입니다.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으로 유지하되 미국의 비중을 줄이고, 유로존과 신흥시장의 비중을 늘려서 대응하기를 권해드립니다.


트럼프의 정책 모멘텀은 현실적으로 지연을 넘어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국제유가의 기저효과는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2분기에는 보호무역주의와 맞물린 잡음과 피곤함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2분기에는 글로벌 장기금리 역시 이전의 박스권 하단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10년은 2.25%, 국내10년은 2.05% 수준으로 약 10bp 내외의 하락여지가 남았습니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아직 글로벌 주가와 장기금리의 추세적인 하락 전환으로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말씀드린대로 2분기에는 실물경제와 주가의 괴리가 좁혀지면서, 미국 이외의 경제와 주식시장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2분기 중에는 계절적인 하락을 마무리한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미국 임금상승률도 고용시장 개선을 반영하여 3% 위로 올라설 것으로 봅니다. 3분기 중 FY18의 예산의 반영으로 2018년 이후 미국경제 성장률의 상향조정이 이뤄지면서 미국 증시도 재상승하는 시점에서는 연준도 다시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3분기 후반 정도를 중기적인 추세의 변곡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