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t Allocation

한-중 디커플링의 의미와 국내 통화정책의 턴어라운드

bondstone 2017. 5. 16. 15:44

[Bondstone] 한-중 디커플링의 의미와 국내 통화정책의 턴어라운드


퐁당퐁당 연휴에 들어갔던 5월 이후를 보면 글로벌 자산시장에 몇가지 특징이 눈에 띕니다.




주식전략: 단기조정을 노린 트레이딩보다는 보유 후 추가매수 전략


1) 신흥국 아웃퍼폼? 한국만 올랐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당히 뜨거운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만, 실제 5월 이후 성과는 +1.5%에 불과합니다(연초 이후로는 +7.9% 올랐습니다). 심지어 미국(S&P500)은 거의 보합(+0.8%) 수준입니다. 반면 신흥국은 선진국의 두배인 +2.6%나 올랐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MSCI EM의 Top 15 국가 중에서 신흥국 지수보다 더 많이 오른 나라는 브라질(+4.7%), 한국(+3.9%) 뿐입니다. 한국비중은 약 16%로 2위입니다. 이쯤 되면 “신흥국이 아웃퍼폼했다”가 아니라 “한국만 올랐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립니다.


2) 한국과 중국 증시의 디커플링

신흥국지수(+2.6%)는 선진국(+1.3%)을 크게 아웃퍼폼했지만, 신흥국 중 비중이 가장 높으면서(약 26%) 우리나라와 경제적으로 밀접하고, 나아가 간혹 글로벌 증시에 큰 충격을 줬던 중국 상해지수는 -2.0% 하락했습니다. 코스피와 상해종합지수의 디커플링도 흥미롭습니다. 조정을 기다리는 분들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3) IT 섹터 차이, 중국증시 부진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한•중 디커플링의 배경은 섹터 차이에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미국(S&P500)은 보합(+0.8%) 수준에 그쳤지만, 섹터별 차별화는 극심합니다. S&P500의 11개 섹터 중에서 IT는 +3.1% 급등했지만, 나머지 10개 섹터는 대부분 마이너스 성과거나 어제(5/15)를 기점으로 간신히 마이너스를 벗어난 수준입니다. 결국 한국과 중국증시의 디커플링은 반도체, IT와 삼성전자의 차이인 듯 합니다. 같은 기간 KOSPI200의 IT가 +4.1% 급등한 반면, CSI300의 IT는 -2.3% 하락했습니다. 중국의 IT섹터에는 고만고만한 장비업체들이 있지만 이름을 들어본 기업은 없었습니다. 중국증시의 부진은 특히 산업재(-5.1%), 소재(-4.2%), 에너지(-2.1%) 산업이 주도했습니다. 3개 산업의 시가총액비중은 상해종합지수에서는 약 37%, CSI300에서는 약30%에 달합니다(한국은 약 20%).


IT와 산업재, 소재, 에너지 등 섹터 차별화에 의한 한•중 디커플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중국증시 조정을 두려워 할 이유는 없습니다. 


4) 신흥국 통화 강세, 전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KOSPI

달러가치는 약보합(-0.1%)이었습니다만, 달러대비 원화(+1.3%)는 주요 24개 통화 중 브라질(+2.1%), 폴란드와 남아공에 이어 네번째로 강했습니다. 연초 이후로도 멕시코(+10.8%), 폴란드, 러시아(+8.7%)에 이은 4위(+7.5%)입니다.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이 상당히 강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변동성지표인 VIX가 23년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단기적으로 낙관론이 지나치다는 것이 최근 주가조정론의 중요한 근거입니다. 그러나 수급측면에서 보면 국내투자자들의 주식포지션은 무겁지 않습니다. 2월16일 이후 외국인은 국내주식을 6.8조원 순매수했고, 원화채권 잔고를 8.3조원이나 늘렸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국내기관은 -4.7조원을, 개인투자자들은 -3.3조원을 팔았습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0.5%로 과거 10년 평균(49.1%) 수준입니다. 외국인은 05년에는 최대 54.8%, 14년에는 52.5%까지 보유율을 높였습니다.


S&P500는 2013년 상반기에 박스권 상단이었던 1,550을 13년만에 강하게 상향돌파한 이후 4년간 900포인트가 더 올랐습니다. KOSPI는 전세계에서 상당히 빠른 속도의 이익전망치 증가를 바탕으로 6년 만에 박스권을 상향돌파했습니다. 전년대비 12개월 선행 EPS증가율은 KOSPI가 30%, 삼성전자를 제외한 KOSPI가 16%로 반도체 뿐 아니라 은행, 화학, 철강, 에너지, IT업종 내 세부업종 등 경기민감업종의 이익전망도 개선되는 중입니다.


“단기적으로” 과매수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5% 이상의 조정을 예상하지 않는다면, 추세적인 상승장에서 짧은 조정을 활용하여 기민하게 단기트레이딩에 성공하기는 만만치가 않습니다.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조정 시에 자금을 더 투입하는 전략이 맞다고 봅니다. KOSPI의 밸류에이션은 12개월 선행 P/E가 9.6배 수준으로 과거 5년 평균(9.72배)보다도 약간 낮은, 전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주식입니다. 밸류에이션이 현 수준에 머문다 해도 연말까지 이익증가 기대로만 10% 내외의 상승이 가능해 보입니다(2,500pt 부근). 만약 KOSPI의 재평가가 진행되면서 밸류에이션마저 상승하여 최근 5년 밸류에이션 분포의 상위 25%(10.3배) 수준까지 오른다면 8.5%의 추가 상승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 2,740pt가 됩니다. 밸류에이션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


5) 15~16년 실수를 통한 학습효과, 중국의 위험은 제한적일 것

5월 이후 전세계에서 장기금리가 가장 많이 오른 나라는 중국입니다. 중국 국채10년 금리는 3.62%로 15bp나 올랐습니다. 장기금리의 상승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뭔가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들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국채10년금리의 저점 대비 상승폭을 보면, 중국이 96bp (2.66%→3.62%), 한국이 94bp (1.36%→2.30%), 미국이 98bp (1.36%→2.34%)로 거의 비슷합니다. 작년 7~8월에 저점을 형성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중국은 11월에 저점을 형성했으니 속도가 다소 빠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더 많이 오른 나라들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의 금리상승폭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듯 합니다.


5월 이후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들은 기대대로(?) 줄줄이 예상치를 하회하고 있습니다. 4월 PMI 와 수출입지표, 생산자물가, 자동차판매, 어제 산업생산까지 모두 부진합니다. 지난번 말씀드린대로 중국경제는 경제지표의 흐름상 2Q 정점과 하반기 둔화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중국당국의 디레버리징과 자산버블 억제 정책도 여전합니다. 5월5일 중국 보험당국은 “안방보험이 감독규정을 피해 단기위험이 높은 유니버셜 상품을 대규모로 판매하여 시장을 교란시켰다”면서 3개월간 안방보험의 신규상품 판매를 중단시켰습니다. 보험사들이 단기레버리지 자금이 흘러 들어간 유니버셜 보험상품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스몰캡 테마주, M&A 관련주 등을 매수하며 과도한 위험추구는 물론 사실상의 주가조작을 일삼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제재에 들어간 것입니다. 그림자금융과 레버리지를 규제하는 과정에서 자금사정이 빡빡해지자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주식과 채권은 물론 WMP, 기초금속선물 등의 매물이 흘러나오며 금융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당국은 신용경색으로 넘어갈 우려가 커질 때는, 빠듯하나마 당국이 유동성공급을 통해 급한 불은 꺼나가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단기자금 조달비용을 높여 레버리지와 버블을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지 유동성 자체를 위축시키려는 움직임은 아니라는 말씀은 지난번에 드렸습니다.

[Bondstone] 프랑스대선 이후의 매크로전략: 주식비중 확대 유지


2015년 중국은 정책에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는 때에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자금유출 우려를 높였습니다. 중국 뿐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2016년 초에도 비슷한 실수는 반복되었습니다. 2013년 버냉키 쇼크를 겪은 후 연준(Fed)의 정책이 최대한 신중하고 후행적인 정책으로 선회한 것처럼, 중국 금융당국도 15년과 16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기본적으로 당시와 같은 극단적인 쏠림현상도 없었습니다. 중국 금융당국이 과거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신중하고 조심할 것입니다. 중국시장의 태풍이 찻잔 속에 머무는 동안 KOSPI의 기술적 과열은 짧은 등락을 반복하는 기간조정을 통해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채권전략: 문재인 정부의 정책조합, 통화정책 턴어라운드


6) 문재인 정부의 정책조합, 통화정책 턴어라운드

작년말 45bp까지 역전되었던 한국과 미국의 10년 금리 스프레드가 정상화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작년말에는 한국10년금리가 미국보다 45bp나 낮았으나, 지금은 불과 4bp 낮은데 불과합니다(한국 2.30%, 미국 2.34%). 올해 들어 한국의 금리 상승속도가 더 빨랐다는 의미입니다.


1분기 중 미국경제의 성장률이 극도로 부진(+0.7%)했던 반면에 한국의 GDP성장률은 +0.9%로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대선 직후 일주일만에 역전폭이 10bp나 줄어들었습니다. 당국의 추경을 통한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국채발행 가능성이 높아지자 우리나라 금리가 더 오른 영향입니다.


그런데 최근 주목해야 할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청와대 사회수석으로 김수현 세종대 교수가 임명되었습니다. 이분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으로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추진했던 분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도시재생 뉴딜정책 등 대부분 부동산 공약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서를 통해 확인된 이분의 철학은 “건설업을 통한 경기부양은 안된다, 부동산세의 원칙을 정하고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높이고), 가계와 은행의 건전성을 지키는 것은 부동산경기보다 우선하는 가치다, 본인의 노력에 의하지 않은 개발이익은 공공과 나눠야 한다” 등입니다.


민주당의 대선 공약집과 김수현 수석의 정책, 그리고 또 한분의 경제정책 브레인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의 인터뷰 등을 종합해보면, “확장적 재정지출과 적절한 금리인상 및 대출규제를 병행하여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한다, (변동금리대출을 고정금리대출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가계부채 연착륙과 부채만기의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로 모아질 듯 합니다. 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하고 원리금을 갚아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향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물론 적극적 재정지출을 통한 소득주도의 성장정책과 일자리 창출은 병행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정책조합은, 1) 적극적 재정지출은 확대하고, 2) 공공주도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되, 3) 부동산 활성화에 따른 경기부양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4)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5) 통화정책은 금리동결과 매파적 기조를 전략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황에 따라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수년에 걸친 금리인하 정책기조가 종료되었다는 의미입니다. 통화정책의 방향성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턴어라운드된 것으로 평가합니다. 이 점은 국내 채권시장에는 아직 많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정부의 정책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이를 반영하며 단기적으로 금리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박근혜 정부

vs.

문재인 정부

소비와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 수출중심

정책중심

소득주도 성장정책, 내수중심

재정긴축과 금리인하

정책조합

적극적 재정지출과 일자리 창출, 금리인하 종료(혹은 인상)

규제완화, 수도권 아파트(민간주도)

부동산

정책

도시재생 뉴딜사업(공공주도), 장기임대주택, 대도시 역세권 청년임대주택

통화정책의 실패: 분배구조 악화와 양극화

분배

재벌개혁과 분배, 협력이익배분제 (민간투자는 위축)

가계부채 증가, 내수 위축

가계부채

가계부채 연착륙

총부채상환비율

(DTI: 이자상환)

가계부채 

관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가계부채 150% 총량관리제 (3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시그널”)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