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ote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금요일에 발표되는 미국 1분기 GDP가 조금 부진해도 큰 문제 아니다.
2. 미국 소비의 증가 추세는 유효하다 (다음주 월요일에 발표하는 소비지표 중요).
3. 중기 관점에서 위험자산 투자에 자신감이 필요한 시기다.
1. 미국 1분기 GDP를 보는 관점
이번주 금요일에 미국은 1분기 GDP를 발표합니다. 전일 [Bondstone]의 분석처럼, 최근 수 년 간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부진했지만 2분기에 반등한 후 하반기에는 경제가 확장되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건설활동이 줄고 날씨에 따라 난방수요가 크게 변동합니다. 또 연말에는 소비가 집중되는 등 계절성이 강합니다. 계절성을 반영해 실제 경기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계절조정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계절조정이 계절성을 모두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달 클리블랜드Fed의 이코노미스트는 계절조정이 다 반영하지 못하는 계절성을 ‘잔여계절성’ (residual seasonality, 또는 lingering seasonality)으로 정의하고 이를 추정했습니다. 이 잔여계절성은 GDP 성장률을 활용하여 경기를 평가할 때, 다른 해석이 나오게 할 정도로 의미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1985년부터 2015년까지 잔여계절성을 감안하면, 1분기 GDP 성장률은 0.8%p 높게 봐야 하고 2분기는 0.6%p 낮게 봐야 한다고 합니다. 이 맥락에서 보면, 현재 1분기 GDP의 시장예상치 1%는 1.8%, 애틀랜타Fed GDPNow의 예상치 0.5%는 1.3%로 보는 게 맞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작년 4분기 2.1%에 비해서는 다소 부진하지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지난 3월 FOMC 의사록에도 비슷한 진단이 있었습니다. ‘1분기 GDP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확장되고 있지만, 일시적인 요인을 반영하고 있으며, 잔여계절성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 1분기 실질 GDP는 작년 4분기에 느리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일시적 약세로 판단되는 1월 경제지표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2분기 성장은 다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Although GDP appeared to be expanding relatively slowly in the current quarter, that development seemed primarily to reflect temporary factors, possibly including residual seasonality. … Real GDP was expected to expand at a slower rate in the first quarter than in the fourth quarter, reflecting some data for January that were judged to be transitorily weak, but growth was projected to move back up in the second quarter).
FOMC 기자회견에서 옐런 의장도 비슷한 발언을 했습니다. ‘(1분기 GDP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GDP는 흔들림이 많은 지표다. 매 분기 항상 잡음이 있다. 그래서 (경기가 확장 경로 하에 있다는) FOMC의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 (GDP is a pretty noisy indicator... there is noise always in the data from quarter to quarter, but we haven’t changed our view of the outlook). 한 분기 값을 보고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 GDP가 그럭저럭 나와도 문제는 소비 부진 아닌가?
GDP의 부진이 소비 둔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래서 1분기 GDP의 부진이 계절성을 반영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미국 GDP를 이끌어 온 소비가 꺾이고 있다면, 2분기 GDP 반등 기대는 과거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일뿐이라는 것이죠.
마침 다음주 월요일 (5월 1일)에는 미국 개인소비지출이 발표됩니다. 최근에 살짝 둔화되고 있지만, 개인소비지출의 전년대비 변화율은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장은 단기 모멘텀을 판단하는 전월대비 수치에 주목하지만, 전년대비 변화율로 판단하는 큰 흐름을 보면 소비는 견조합니다.
2분기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 단기 모멘텀이 주춤했던 실질 소비는 증가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자동차판매 둔화가 시장 우려를 자아냈지만, 과열 영역에 있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옐런의 발언처럼 섣부르게 경기 둔화를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3. 중기 위험자산 투자에 자신감이 필요한 시기
주식, 하이일드를 비롯한 위험자산 투자자가 던져야 할 질문은 ‘최근의 경기둔화는 8년 경기확장세가 끝날 전조인가?’인 것 같습니다. 몇몇 자산가격에서 과열 징후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주택가격지수들이 금융위기 직전 고점을 넘어섰습니다. 웃돈을 얹어 주거나 집도 보지 않고 집을 사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택가격 상승은 공급 부족에 기인한 것이지, 금융위기 이전의 광포한 투기심리에 기인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은행들의 대출 태도는 엄격하고 주택구입자의 신용도로 건전합니다. 주택 구입 시 대출의 비중도 높지 않아 위험에 쉽게 흔들릴 수 있는 환경도 아닙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경기 하강의 전조가 될만한 것들을 민감하게 찾고 있지만, 경기 하강의 전조인 ‘비이성적 과열의 징후’는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일시적인 경기 부진인 소프트패치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만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연간 3~4%대의 GDP 확장 경로를 기준으로 보면 지금 경기 상황은 소프트패치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Citi Economic Surprise 지수를 보면,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많이 조정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아직은 경기 둔화나 소프트패치를 염려할 단계는 아닙니다.
꾸역꾸역이나마 경제가 성장하는 환경에서 기업들의 이익전망치가 상승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밸류에이션이 목까지 차 있는 S&P 500도 시간이 지나면 이익전망치가 올라가는 만큼이라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많이 높아진 KOSPI는 더욱 그렇습니다. 전년대비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 (12MF EPS)는 30%대에 이릅니다. KOSPI는 사상 최고치 부근에 있지만 밸류에이션은 고점 대비 20% 아래에 있습니다. 밸류에이션 차트를 보면 지수 전고점 부담을 느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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