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중국의 금융시스템과 채권시장 불안

bondstone 2016. 12. 21. 18:16

1. 중국불안: 금융시스템


불안했던 중국 채권시장이 오늘 좀 안정을 찾았습니다. 최근 중국에 대한 걱정은 두 가지였습니다.


1) 하나는 부채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이 금융기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과, 2) 다른 하나는 달러 강세로 인한 자본 유출 때문에 중국 정부가 긴축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러한 우려를 자극시킨 것은 12월16일 폐막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부동산에 대한 투기를 막겠다는 내용이 강조된 사실과, 19일 은감위에서 은행들의 거시건전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광의의 신용대출 범위에 자산관리상품(WMP)을 포함시킨다는 발표였습니다. 그간 부외대출로 포함되던 WMP를 은행 신용대출에 포함하면 은행들은 충당금을 더 쌓거나 위험 대비 자기자본을 좀더 확충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11월 WSJ에 따르면 중국 금융기관들이 실제로는 대출이나 회수가능한 투자로 분류해 충당금을 쌓지 않은 자산의 규모가 2조 달러 이상입니다. 이러한 숨어있는 대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러한 중국 금융시스템의 근본 문제는 단순하게 보면 과도한 신용 때문입니다. 

올해 명목성장률이 7%대에 비해 사회융자 증가율은 13%, 국내 신용증가율은 20%가 넘습니다. 누가보더라도 대출 또는 신용이 매우 빠르게 늘었습니다. 즉 올해 중국은 성장률 둔화를 막기 위해 미니 부양책을 쓰는 과정에서 부채 관리에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에 내년도 중국 정부의 경제운용 방향이 공식적으로 변했고, 인민은행이 12월 들어 유동성과 레버리지를 줄이기 위한 과정에서 단기금리 상승을 용인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연준도 예상보다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시장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문제가 더 복잡해진 것은 심천에 있는 국해증권(Sealand)이라는 자산 기준 31위 증권사에서 사기로 레버리지를 이용한 채권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가 담당자가 도주한 사건 때문입니다. 오늘은 국해증권이 해당거래를 책임지겠다고 하면서 국채금리가 안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인민은행을 비롯한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과 그에 따른 불안감은 남아 있습니다.


불안하다는 내용만 쭉 말씀드렸는데요, 그러나 올해 1~2월처럼 중국이 심각하게 위협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1) 최근 PPI 개선과 함께 기업이익 마진이 좋아지면서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속도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2)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을 제외하면 실제 자금 유출 규모는 안정적입니다. 위안화 약세에 대한 걱정이 많지만 중국 정부의 외환 통제력은 유효합니다.


결론적으로 채권시장에 유입된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제하는 과정이 진행 중입니다. 때문에 금융 쪽은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으나, 실물로의 확산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최근 재정정책 강도와 인프라/부동산 투자가 둔화되고 있어 4Q 대비 내년 1Q 성장률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이나, 제조업과 관련 투자 지표는 3월 전인대 이후 다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Update) 12월22일

2. 중국불안: 채권시장


중국 금융시스템의 불안 요인 중 하나는 은행의 자금조달 구조 변화입니다. 

원래 중국 은행들의 자금조달은 주로 예금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차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은행들의 자금 조달에서 가계나 기업들의 예금 비중은 줄거 반대로 interbank 시장을 통한 조달과 비은행 금융기관들을 통한 조달이 늘어났습니다.


해외 연구조사에 따르면 중소형은행들의 경우 자금조달에서 비은행금융기관들에 대한 의존도가 10%, interbank 시장을 통한 조달이 10%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금조달 수단은 갈수록 줄어들고 반대로 단기 자금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중국 은행들의 자금조달 구조가 변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명목 성장률에 비해 예금금리가 너무 낮았기 때문입니다. 실질금리 기준으로는 거의 0% 또는 (-)로 가다보니 예금들이 은행에서 빠져나와 고수익을 주는 신탁 등 WMP로 몰려들었습니다.


여기서 문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과거 금융위기를 겪었던 국가들의 패턴이 약간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맹목적으로 투자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성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서 장기로 투자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미래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할 때인데요, 이 때 경기나 나빠지거나 대출자산의 기초가 되는 부동산 시장이 악화될 경우 만기 불일치 문제로 은행들이 흔들리고, 신흥국들은 심한 자본 유출 문제를 겪곤 했습니다.


중국 경제는 문제가 많습니다. 금융기관들이 부실채권 문제도 그렇고 기업들의 부채 문제는 심각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아마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길 때를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단기 Repo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부 레버리지를 통한 채권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이러한 행태를 막으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중국 은행들 자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국유은행들의 경우 이러한 자금조달 문제가 심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방은행, 중소형 은행들은 단기 자금 또는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위기의 불씨를 안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금융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긴축적인 정책들이 필요한데, 내년 가을 중국 상무위원들의 교체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긴축과 그로 인한 둔화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내년초 일부 지표들이 좀 둔화되면 또 재정과 유동성을 풀어 6.5% 성장 자체는 지킬 것 같습니다.


즉 내년 가을까지는 올해보다는 못해도 유지되다가 그 이후 특히 2018년 이후 보다 본격적인 부채 축소 또는 긴축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