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경제 휴식기 시리즈: 미국-한국-중국

bondstone 2017. 5. 31. 09:34

[시리즈1] 미국경제의 휴식기


경기 모멘텀의 휴식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4월 미국 개인소비지출은 3월보다 0.4% 증가했습니다. 3월은 당초 0%에서 0.3% 상향되었습니다. 3~4월을 합쳐보면 그래도 소비가 1분기 부진에서는 반등하고 있습니다. 반면 물가는 미온적입니다. PCE 물가는 전월보다 0.2%, 전년보다는 1.7% 올랐습니다. 지난 2월 2.1%를 넘었던 PCE 물가 상승률은 2개월째 뒷걸음질 쳤습니다. 연준에서 기준으로 삼는 PCE 근원 물가는 전월보다 0.2%, 전년보다 1.5% 올랐습니다. 하지만, 전년비 1.5%는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낮습니다. 


이에 대한 시사점을 간단히 정리하면, 


1) 2분기 민간소비는 늘어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딥니다.

예를 들어 4월 미국 실질 개인소비 지출은 0.2%(+0.4%에서 물가 0.2% 차감)입니다. 3개월 전과 비교해 보면 연율로 1분기 0.6%에서 2.6% 정도로 회복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1분기보다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긴 하겠지만, 대체로 2분기 소비 증가율은 3~4%가 됩니다. 16년 2Q 민간소비는 4.2%, 15년 2Q는 2.8%, 14년 2Q는 3.8% 성장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2분기 소비의 증가속도는 그렇게 강하지 않아 보입니다.


더욱이 가계 저축률에 변화가 없습니다. 소비심리는 높아졌으나 미국 가계는 번 것만 썼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가계는 조심스러운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2) 2분기 물가상승 압력도 미미합니다.

올해 연준의 PCE물가와 근원 PCE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1.9%와 2.0%입니다. 올해 1~4월까지 PCE 물가와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1.9%와 1.7%입니다. 특히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1월 1.8%를 정점으로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지난 3개월의 상승률은 연율로 0.8%에 불과합니다. 유가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외하더라도 물가상승 압력은 전혀 높지 않습니다. 


미국 물가는 6~7월 이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준이 6월에 금리를 올린다면 그 다음 금리인상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미국 가계소비는 1분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속도는 미약합니다. 지금 정도라면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계산상으로 3% 달성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Update) 2017.5.31
[시리즈2] 한국 재고 싸이클의 단기 정점

미국에 이어 한국도 휴식기인 듯 합니다. 아침에 발표된 4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소비는 늘었으나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은 감소했습니다.  

1) 제조업과 설비투자의 개선 추세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전년대비 1.7%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3월 3.3%보다는 못하지만 지난해 4월 -2.7%에 비하면 높습니다. 설비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년비로 3월 23.3%보다 낮아진 14.1%였지만, 작년 이맘때 -2.5%에 비하면 꽤 높습니다. 더구나 기계수주가 전년대비 43% 이상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향후 투자에 대한 전망도 어둡지 않습니다.

소매판매는 늘어나긴 했지만, 전년대비 증가율로 보면 그저그렇습니다. 지난해 4월이 +3.8%인 반면 올해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2.8%입니다. 
 
2) 3분기 이후 나타났던 서비스 대비 광공업, 내수 대비 수출, 소비 대비 투자의 모멘텀은 약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서비스 생산 증가율은 1분기 월평균 전월대비 0.3% 증가했고, 4월에도 0.1%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1분기 월 평균 0.2%에서 4월에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작년 4분기 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월 평균 0.6%, 서비스업 0.1%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한국 수출이 좋다고 하지만, 출하만 보면 지난 2월 이후 내수출하 증가율이 수출출하 증가율을 상회합니다. 과거 수출 모멘텀이 내수보다 좋은 국면에서는 대형주와 코스피가 강한 경향이 있었습니다. 추세 반전은 아니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증시흐름도 다소 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3) 고민되는 부분은 재고입니다.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이 121.8로 2016년 4월 이후 최고로 급반등했습니다. 아직 재고증가율이 (-)이고, 출하 증가율은 (+)이기 때문에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는 추세라는 점은 유효합니다. 그러나 최근 재고가 늘어난 배경에는 1차 금속과 화학제품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IT의 영향도 컸습니다. 참고로 반도체 재고/출하 비율도 최근 2개월째 상승 중입니다. 4월 한달 수치가 급격히 변동했다는 점에서 연속성에 의구심이 들긴 하지만, 작년 1분기 이후 시작된 재고 싸이클도 1차적으로는 숨고르기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화학이나 금속산업은 여름 이후 순환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반면 오히려 슈퍼싸이클 기대가 높은 반도체나 IT 재고 싸이클 둔화는 이제 시작인 듯한 모습입니다. 고민스러운 부분입니다. 기획재정부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판매 둔화로 반도체 재고가 쌓였으나, 중국 등에서 고사양 스마트폰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 공급과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이라면 여름 이후 싸이클 재개를 다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2분기 생산은 전반적으로 1분기 보다는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2Q 한국경제 성장률은 1분기의 전기비+0.9%보다 높아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0.6~0.7% 정도를 예상합니다. 한국경제도 전반적인 회복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모멘텀은 다소 쉬어가는 흐름으로 판단됩니다.


(Update) 2017.6.1

[시리즈3] 중국경제의 모멘텀도 악화 


5월 한국의 물가와 수출은 둔화되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던 반면, 중국의 제조업 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했습니다.


1) 5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2.0%로 4월 1.9%보다 올랐습니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이 4월 4.5%에서 6.2%로 상승한 영향이 컸습니다. 근원물가 기준으로는 1.5%로 지난 4월과 동일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전체 1.9%와 15년 2.4%에 비하면 낮습니다. 한마디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물가는 2015년 1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되는 추세입니다. 


2) 5월 한국 수출도 무난했습니다. 4월(+24.1%YoY)보다는 둔화되었지만, 5개월째 두자리수대 증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미 수출(자동차/무선통신기기)이 부진하다는 한계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반도체 수출금액은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수출 회복세는 유효해 보입니다.


3) 그러나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는 예상외로 부진했습니다. 

어제 발표된 국가통계국 제조업 PMI가 의외로 예상을 상회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5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11개월 만에 기준선 50을 하회했습니다. 차이신 제조업 PMI는 보통 4월에서 5월을넘어갈 때 0.4~0.5p 정도 하락하는데, 올해는 0.7p나 하락했습니다. 국가통계국 제조업 PMI는 견고한 편이긴 하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차이신이나 국가통계국 PMI 모두 정점의 시기만 다를 뿐 1분기를 정점(peak)으로 모멘텀이 약해지는 국면이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특히 중국정부가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예민한 고용은 두 지수 모두 2개월째 하락했고, 기준선인 50을 하회했습니다. 중국 PPI에 선행하는 구매물가지수도 두 지수 모두 15~16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선을 하회했습니다. 


그래도 두 지표의 방향성에 차이가 난 점을 보면,

- 설문조사에서 중소기업과 수출기업들 비중이 높은 차이신 제조업 PMI의 수출수주지수 하락 폭이 비교적 컸다는 점과, 

- 재고지수에서 차이신 완제품 재고는 5개월 만에 50선을 상회했지만, 국가통계국 PMI 재고지수는 5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중국경기가 둔화되는 것은 동일하지만, 수출과 재고에서 차이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의아한 점은 글로벌 경기가 좋다고 하는 상황에서 중국 수출수주지수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사실입니다. 4월 미국과 유럽의 부활절을 전후하여 수요가 정점을 기록한 이후 둔화되는 과정에서 중소업체나 수출업체들의 반응이 좀더 예민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론 차이신 제조업 지수가 50선을 하회했지만 아직 15~16년 보다는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경기 자체를 의심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수출수주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차이신 제조업체들의 반응이 더 예민한 것을 보면 2분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눈높이도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수출증가율도 올해 1~5월까지 16.4%를 기록했지만, 2~3분기에는 10% 내외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마찬가지로 중국 제조업 경기와 수출도 1분기 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중국경제의 서비스업 비중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는 점과 국유기업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이후 좋아졌던 제조업 경기 싸이클은 쉬는 국면에 놓여 있습니다. 향후 어떤 기폭제나 계기를 통해 다시 개선될 수 있을지는 고민해봐야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