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dstone

장기금리의 경로와 현재 위치

bondstone 2014. 5. 26. 02:34

최근 세미나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1) 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장기금리가 왜 하락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과, 2)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가 없었더라도 장기금리가 하락했을까, 그리고 3) ECB가 기준금리를 내리면 남유럽 국채금리가 급등할 것 같은데 국내금리의 영향은 어떨까에 대한 내용입니다.


Q1. 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장기금리가 왜 하락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지난주에 드디어 MSCI신흥국 주가지수와 JPM 신흥국국채지수(GBI EM Global)가 동시에 2012년 이후 전고점을 상향돌파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과 우리나라의 장기금리는 큰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이번주에는 장기금리의 일반적인 경로를 점검해봤습니다. ‘장기금리의 일생(?)’ 정도로 읽어주시면 되실 듯 합니다. 이번 케이스는, 미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장기적인 적정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질 때 장기금리가 반락하는 경우입니다. 미국 스왑시장에 반영된 5년 후 연방기금금리 수준은 4.00%에서 최근 3.25%까지 낮아졌습니다. 물론 2년 후까지의 수준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여러 차례 말씀드린 내용입니다.


Q2.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가 없었더라도 장기금리가 하락했을까?

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가 미래의 잠재성장률과 도달해야 할 적정 기준금리를 낮추고 있다는 것이 최근 글로벌 장기금리 하락의 배경이었습니다.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입니다. 2월 의회예산국(CBO)의 보고서가 민감한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3월과 4월 경제활동참가율의 급등락을 통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연준과 주요 중앙은행 인사들의 화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아니었더라도 전세계 장기금리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국내 원화채권금리도 동반 하락했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편에 속합니다.


Q3. ECB의 금리인하로 남유럽 국채금리가 급등할 것 같은데 국내금리의 영향은 어떨까?

1) 기준금리만 인하할 경우 남유럽금리와 함께 유로/엔 캐리트레이드 청산, 그리고 국내에서는 외국인들에 의한 국채선물 매도로 단기적으로 채권금리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ECB가 원하는 스토리가 아니기 때문에 0.25%에 불과한 기준금리만 10bp 내외로 내리고 말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추가 인하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걸 시장은 다 알고 있습니다.

2) ECB 예치금리를 낮추거나 마이너스(-)로 만들 경우 여기서 빠져나온 북/서유럽 자금들이 남유럽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습니다. 스페인 1년 국채금리는 0.08%에 불과한 독일국채 1년물보다 55bp나 높습니다. 단기 캐리 목적으로는 훌륭합니다. 금융위기 이전과 달리 이제는 디폴트나 유로존 탈퇴 이슈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3) 향후 ABS나 국채 매입까지 시사된다면 남유럽 장기금리도 추가하락이 가능할 것입니다.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고 봅니다만, 약간의 시사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추가로 스페인10년 금리가 3% 아래로 하락하는 등 금융위기 이전보다도 낮아졌습니다. 더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많습니다. 그러나 OMT 등으로 크레딧에 대한 위험이 현실적으로 사라진 만큼 스프레드를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전 스페인과 독일의 국채10년 금리는 같았습니다. 지금은 스페인 금리가 무려 157bp나 더 높습니다. 같은 유로존에 머무는 자금이라 환율위험이 없다면 절대수준은 낮지만 스프레드가 더 주는 남유럽 국채는 훌륭한 대안입니다. 금융위기 이전 ECB의 정책금리는 최저 2.00%, 위기 직전에는 4.25%였습니다. 지금은 0.25%입니다. 상대가치가 중요합니다.


상대가치의 중요성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채권금리는 낮지만 정기예금과 비교해서는 09년 이후 최대로 스프레드가 벌어져 있다보니 채권시장으로 자금유입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우리나라는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리버스 로테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아주 비싸지만, 단기 캐리자금 입장에서는 역시 예금대비 훌륭합니다. 지난주에 뉴스가 되었던 삼성전자의 국채매수도 동일한 맥락입니다. 정기예금에 묶여있던 대기업 일반법인의 자금들이 단기, 채권형상품으로 유입되는 흐름은 작년초부터 관찰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과열을 판단할 때 제가 주로 사용하는 지표는 주봉 기준의 투자심리선, 이격도, RSI, MACD와 오실레이터 등입니다. 물론 여러 지표들이 함께 과열의 신호를 보일 때 신뢰도가 높아집니다. 경험적으로 일봉 기준으로는 신뢰도가 높지 않은데다 트레이딩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들로 봤을 때 한국과 미국 국채10년 모두 과열 신호는 없었습니다.


반면 일부 숏커버 유입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투자자들의 매도 포지션은 여전히 깊어 보입니다. 해외투자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에서는 트레이딩기관들의 누적된 숏이 눈에 띄었고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한달 동안 활발하게 커브 플래트너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장기투자기관들은 장기금리가 단기급락하면 일단 추격매수를 멈춥니다. 그러나 그 레벨에서 금리수준이 유지될 경우 통상적인 매수가 다시 유입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트레이딩기관의 커브 플래트너에 의해 스프레드가 더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해외에서는 미국국채 5년, 10년 순매수의 숏 포지션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Bondstone] 장기금리의 경로와 현재 위치

http://goo.gl/PCXjBd


여전히 장기채 매도 포지션이 깊은 투자자들

국고10년 금리가 120주선(3.37%)에 근접했다. 미 국채10년 금리는 200주선인 2.40%까지 저항선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 기술적 과열 신호도 없다. 일부 숏커버에도 불구하고 장기채 매도는 여전히 깊다. 해외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국고10년의 3.30%대 안착에 따른 장기투자기관의 매수와 트레이딩기관들의 숏커버로 국고 3/10년 스프레드는 일시적으로 50bp 이하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금리의 일반적인 경로에 비추어본 현재 위치

첫째, 예상했던 기준금리 인상이 느려질수록, 혹은 인상을 시작하더라도 예상보다 속도가 느릴수록 상승했던 장기금리는 반락한다. 둘째, 미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장기적인 적정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져도 장기금리는 반락한다. 올해 장기금리 반락은 두번째의 사례다. 미국 스왑시장에 반영된 5년 후 연방기금금리 수준은 4.00%에서 3.25%까지 낮아졌다.


6월 ECB 통화정책회의 미리보기: 남유럽국채는 상대가치가 중요하다

1) 0.25%에 불과한 기준금리만 인하할 경우 남유럽금리는 반등할 것이다. 유로/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은 국내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 위험을 키운다. 2) 함께 ECB 예치금리를 (-)로 낮출 경우 빠져나온 북/서유럽 자금들이 남유럽으로 유입될 수 있다. 스페인 1년 금리는 독일보다 55bp 높아 단기캐리 대상으로 양호하다. 스페인10년 금리는 금융위기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독일 대비로는 당시보다 157bp나 더 높다. 절대수준보다는 스프레드가 중요하다. 3) 향후 ABS나 국채 매입 시사가 병행된다면 남유럽 장기금리도 추가하락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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